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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對 사람' 콜센터 大戰, 감정상담은 상담사 '勝'

상담사 로봇 대체 불가한 감성 기반 상담 제공해야

박지혜 기자 기자  2017.02.17 18: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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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들어 가까운 미래에 콜센터 직원이 사라질 것이라는 발표가 이어져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이달 10일 4차 산업혁명 이후 기계나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콜센터 직원이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옥스퍼드 대학이 지난 2013년 선정한 10년 뒤 사라질 직업 702개 중에도 콜센터 직원이 포함돼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AI 도입에 따라 점점 사람을 중심으로 한 콜센터 규모 확대가 쉽지 않아 상담사 인원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콜센터업계 관계자들은 상담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업무는 AI에 넘기고 상담사는 좀 더 가치 있는 상담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

이에 대해 최수기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회장은 "콜센터도 음성인식과 인공지능 같은 IT 기술의 도입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일단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표준화가 가능한 단순 업무는 인공지능에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응답장치(ARS)가 나왔을 때 단순한 업무들을 모두 ARS에 넘겨주고 상담사들은 좀 더 가치 있는 상담을 담당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챗봇'이 채팅업무를 많이 담당하게 되겠지만, 아직 인공지능과 챗봇이 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최근 금융권에서는 고객과 채팅하는 로봇인 챗봇을 도입 중이지만, 콜센터나 ARS가 대신해왔던 금융상담업무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발전하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에서 반복되는 질의·응답과 상담을 챗봇이 대체하고 고도의 상담은 역시 인간이 할 수밖에 없다"며 "콜의 대부분이 단순 문의가 많아 전체 콜의 20%는 챗봇이 대신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챗봇이 이를 대신해준다면 상담사들은 단순업무에서 벗어나 더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업무는 챗봇을 활용하고 인간은 인간만의 섬세한 능력을 발휘해서 단순한 상담이 아닌 전문상담으로 상담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첨언했다.

관련 업계는 AI가 당분간 최첨단의 ARS 기능을 하게 되고, 고객들이 전화보다는 채팅을 선호하게 되면서 전화업무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실례로 최근 정보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114에 걸려오는 단순문의전화가 줄고 있다. 개인이 스마트폰 등 기계를 이용해 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한 자동 상담 시스템, 머신러닝 기반 시스템 운영 자동화 등이 활성화된다면 상담사 수는 점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콜센터업계 관계자들은 상담사 인원을 줄이지 않으려면 인간은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감성에 기반을 둔 깊이 있는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챗봇은 현재 ARS를 대체하는 수준이고, 챗봇이 답하지 못하는 부분을 응대할 수 있는 상담사들이 대기해야 한다"며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점점 전화에서 셀프 서비스나 채팅이 늘어날 예정이라 말에서 글로 직무전환교육을 통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단순반복 업무는 자동화로 대체되고, 인간은 감성과 소통능력 활용한 업무에 집중하는 협업이 본격 시작된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다보스포럼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의 직무 대체는 2020년 전후에 시작된다"며 "단순 반복 과업 중심으로 대체될 것이고 중요한 의사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여전히 인간이 맡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여기 더해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교육 패러다임을 창의성과 감성 및 사회적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첨단 기기를 최대한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상담사들이 더 가치 있는 상담을 제공하면 콜센터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콜센터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최수기 회장은 "그동안 단순한 일반 상담을 해오던 콜센터가 점점 전문상담을 시작하면서 상담사들이 기업에 기여하는 가치가 높아지고 근무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력들이 몰려오는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