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 기자 기자 2017.02.17 17:23:56
[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되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투병 중인 와중에 이 부회장까지 구속되며 호텔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이 사장은 외모나 경영스타일 등이 부친인 이 회장을 닮아 '리틀 이건희'로 불렸다.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한 이후 7년간 호텔사업 부분을 성공리에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17일 호텔신라우선주(008775)는 '이부진 기대감'에 상한가를 터치했다. 호텔신라(008770)는 0.96% 오른 4만7400원, 호텔신라우선주는 30.00% 오른 6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5일 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는 7만6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쓰기도 했다.
호텔신라와 호텔신라우선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인 여행객 감소, 면세사업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되며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렸다. 호텔신라우선주는 지난해 9월1일 4만550원에서 1월2일 3만900원으로 23.80% 하락했고 호텔신라도 같은 기간 주가가 29.49% 빠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 가능성이 커지며 삼성그룹의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자 호텔신라우선주는 이달초 1월2일 4만7450원에서 이날 6만5000원으로 주가가 36.99% 급등했다.
반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0.42% 내린 189만3000원에 종가를 적었고 삼성그룹주인 삼성물산(-1.98%, 028260), 삼성생명(-1.40%, 032830), 삼성중공업(-0.94%, 010140), 삼성SDS(-0.78%, 018260) 등도 충격을 받았다.
외신도 이 사장의 역할에 주목했다. 블룸보그는 이날 삼성의 후계구도가 혼란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이 사장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호텔신라 측은 이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긋는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주식이 없고 과거 비슷한 경우 대처 과정을 보더라도 이 사장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적다는 것.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호텔신라의 상승세가 단기 이벤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팀장은 "호텔신라의 상승세는 일종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기대감은 유입되겠지만 펀더멘털을 바꿀 만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에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부회장이 구속돼 이부진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해석은 할 수 있어도 지배구조 변화 등 더 깊이 있는 풀이는 아직까지 의미가 없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