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증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을 시작으로 SK(034730), 롯데, CJ(001040) 등 '릴레이 수사'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이 부회장은 '430억원대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그룹 총수 구속 소식에 국내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 출발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국내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의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
17일 오후 3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23포인트(-0.12%) 하락한 2079.38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 직후 한때 2072.57(-0.45%)까지 내려가 207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놓고 증시에 미칠 영향에 엇갈린 의견을 내놓는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다른 대기업으로 번질 수 있는 '릴레이 수사'에 따른 경제부작용이다.
이에 대해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SK, 롯데, CJ 등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한 곳들인데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수록 기업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 더해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룹의 총수 부재로 인해 굵직한 투자일정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어 그룹 입장에선 분명히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구속은 당초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변수'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변수들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들은 돈을 넣지 않는 경향이 많다. 당분간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시장의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7일 오후 3시 현재 롯데그룹주는 롯데손해보험(000400)과 롯데하이마트(071840)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세다.
SK그룹주는 대표주인 SK를 비롯해 SK증권 우선주(001515)(-3.89%), SK바이오랜드(052260)(-2.03%), SKC솔믹스(057500)(-1.68%)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CJ그룹주는 종목별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CJ(001040)가 0.57%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CJ E&M(130960)(1.67%), CJ CGV(079160)(1.95%)도 오름세다. 반면 CJ프레시웨이(051500)(-1.05%), CJ대한통운(000120)(-0.88%) 등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
한편 이번 이 부회장의 구속이 국내증시에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CJ, SK그룹 등의 총수가 구속됐을 당시에도 영향이 단기에 그쳤고, 삼성전자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악재를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1등 그룹이 총수의 부재로 심각한 어려움에 빠지지 않는다"면서 "과거 사례를 돌아보더라도 총수의 부재가 주가에 특별한 영향을 미친 적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역시 "이 부회장의 구속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은 일으키겠지만 영향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