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빚어진 달걀 사재기 현상에 이어 최근에는 구제역 여파로 한우 또한 비슷한 조짐을 보이며 여러 가지 논란을 낳고 있다.

국내산 소고기 가격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사재기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여기에 산지·도매가 하락에도 소비가가 역상승하는 이상한 흐름은 폭리를 취하는 세력이 있음을 짐작게 한다. 때문에 사재기 현상이 더욱 불거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등급 한우등심 1㎏ 소비자가격은 구제역 발병 전인 이달 3일 7만6125원에서 15일 기준 7만9192원으로 3067원 상승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서 처음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난 5일로부터 불과 열흘가량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 가격이 치솟는 것과 관련, 유통상들의 사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정육 구매자는 "구제역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대형 유통상들이 미리 물량을 다량 확보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최근 소·돼지고기 도매가가 오른 것은 이 같은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구제역 파동 당시 소·돼지 348만마리를 살처분, 유통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도매가는 무려 두 배가량 치솟았다.
축산업계 관계자 박정준씨(가명·30·남)는 "중간유통상은 통상 도축한 한우, 돼지를 각각 두 달, 한 달 보름가량 보관했다가 출하한다"며 "미리 물량을 확보해놨다가 구제역 사태가 본격화됐을 때 출하하면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유통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 한우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오르며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의 소고기 유통가격 동향에 따르면 한우 등심 도매가의 경우 지난 3일 4만5048원에서 13일 기준 4만5252원으로 미미한 변화에 그쳤다. 하지만 소비자가격은 7만6125원에서 7만8697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이 기간 지육(1㎏) 도매가는 1만7699원에서 1만6427원으로 떨어졌다.
현재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았음에도 이러한 수상쩍은 정황에 정부는 사재기를 강력히 단속하는 한편, 소비자단체와 유통구조의 문제점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산지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소비자가는 내려가지 않는 원인 등을 소비자단체와 함께 점검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소비자가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도매가와 지나치게 벌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검토할 방안에는 산지와 소비자 간 직거래 물량을 늘리는 것 등이 있다. 중간 유통 수수료를 최소화해 가격 상승분을 흡수하는 것.
구제역을 틈타 잇속 챙기기 위한 이들의 행태에 결국에는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만 늘어난 실정이다. 이 같은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를 정부가 바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