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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형마트 "구제역 여파? 체감 못해"

수급, 가격에 미친 영향 제한적…아직 판단하기 일러

하영인·백유진 기자 기자  2017.02.16 16: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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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딱히 판매량이 준 것도 아니고 구제역 영향은 잘 모르겠는데…. 원래 수입산 소고기가 저렴하니까 잘 나갔고 한우는 비싸니까 안 팔렸어요."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동구에 있는 이마트 육류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한우보다는 수입육 코너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몰렸다. 한우를 집는 소비자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날 홈플러스 합정점 정육점 코너에는 퇴근 후 저녁거리를 사려는 이들로 붐볐다. 한우를 비롯해 수입 소고기, 돈육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포스터가 곳곳에 부착돼 있었지만, 사람들은 자연스레 수입산 소고기 세일 코너로 향했다.

해당 매장을 방문한 김해룡씨(29·남)는 "구제역 때문에 한우가 꺼려지는 것도 있지만, 미국산 소고기가 저렴해 두 팩을 샀다"며 "평소에도 서민들은 가격이 비싼 한우는 선물용으로나 사기 때문에 구제역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듯싶다"고 말했다.

도축량이 급감한 만큼 국산 소고기 단가는 한없이 치솟는 추세다. 하지만 구제역 영향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거나 국산 소고기 판매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들 역시 아직 구제역 파동으로 인한 매출 하락은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한우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8.9% 감소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우를 제외한 육류 판매량은 △수입 소고기(8%) △국산 돈육(14.9%) △수입 돈육(348.2%) 등이 올랐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2월7일부터 10일까지 설 연휴기간을 포함한 매출과 비교한 수치로, 구제역 여파로 인한 육류 매출 변화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해 설 연휴 때를 제외한 판매량을 비교해 보니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한우 판매량은 전년동기보다 6.7% 신장했다. 수입산 소고기 매출 또한 55.9% 오름세를 그렸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육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보다 한우 매출은 38.1% 줄었으나 설 명절 지수가 포함된 만큼 구제역 영향이라고 보기에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명절 선물세트 매출이 포함돼 마이너스 폭이 굉장히 심하다"며 "명절 기간과 비(非)명절 기간의 객수에 절대적인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기간 수입 소고기와 국산 돼지고기는 각각 16.3%, 9.4% 매출이 하락했지만, 수입 돼지고기의 경우 439.9%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이에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 중 수입산은 10% 미만"이라며 "수입 돼지고기는 전체 돼지고기 매출 5% 미만을 차지할 정도로 모수가 작아 매출이 조금이라도 많이 발생하게 되면 신장률 폭이 그만큼 크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구제역 사태가 직접 한우 수급이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장에 소고기, 돼지고기 공급량이 부족하지는 않으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수급에 애로가 생길 수 있다"며 "관련 동향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실제 공급량이 부족할 시 수급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