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2.15 13:50:46
[프라임경제] 당초 이달로 예정된 '세계 최초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 개시가 5월로 미뤄진다. 그러나 방송사·가전사 등 이해관계자 간 잡음이 여전해 안착까지 난항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지상파 방송 3사가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 일정 연기를 신청,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방송 3사의 수도권 지역 UHD 본방송 개국 시점을 5월31일로 연기한다고 의결했다.
지상파 3사는 방통위에 본방송 개시 일정을 9월로 연기 신청하며, 미국식 표준(ATS 3.0) 중 단일 주파수 방송망(SFN) 등 주요 표준 관련 일정이 연기되고 장비 업체들이 시제품 수준으로 장비를 운용하고 있어 방송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아 현장 검증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MBC와 SBS는 UHD 장비 도입이 대체로 마무리된 반면, 공영방송인 KBS는 방통위로부터 장비 발주 관련 허가를 받아야 하해 장비 발주가 덜 됐다는 점도 2월 본방송을 어렵게 했다.
KBS는 4월 중하순경 통신장비 업체로부터 납품을 완료키로 해 이때 장비 구축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에 잡음이 일자, 방통위 의결 전인 이달 3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방통위에 준비 된 사업자(MBC·SBS)는 2월 본방송을 시작하고, KBS처럼 준비가 덜 된 방송사는 최소한의 기간 내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현장 검장이 필요하다는 지상파 방송사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지상파 3사가 공동 개국해 동시에 방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 △가전사가 미국식 표준 컨버터 셋톱박스 보급시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3사가 5월31일에 동시개국 해야한다고 결정했다.
이날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이 미뤄진 데 대해 "유감이다"며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진술을 위해 참석한 지상파 3사 관계자들이 5월31일이 본방송 개시키로 합의한 것을 재차 강조하며 "확실한 답변 요구하는 이유 알 것"이라며 이번 연기 후에도 "하다가 보니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다고 번복해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또 한번 일정이 미뤄진다면 법률상 허가조건 위반으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사vs가전사, 이해관계자 대립 여전…시청자 피해 대책 없어
방통위는 지난달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이달 수도권 지역 UHD 본방송 개시 후 방송 지역을 넗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점에는 전국에서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개시 일정이 늦춰졌지만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시점에서의 일정은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상파 UHD 준비상황을 세밀히 점검한다는 취지로 정부·방송사 등 지상파 UHD방송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UHD 준비상황 점검단'을 다음주부터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지상파 3사는 당초 본방송 시점이었던 2월31일부터 방송 편성을 UHD 본방송 편성과 유사하게 기존 HD 화질을 UHD 화질로 업스케일링해 시범방송한다.
그러나 지상파 3사 UHD 본방송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간 공방은 여전해 시청자 혼란이 지속되는 등 안착까지 기한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UHD 장비 발주를 마치지 못한 KBS는 콘텐츠 송신을 도울 의무가 있는 EBS 측에게 장비발주 비용 일정부분을 부담하라는 입장이지만, EBS는 이를 거부해 의견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또 가전사는 UHD 시범방송이 시작 시점에 미국식 표준에 따르는 UHD TV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새 UHD TV에 안테나를 내장해야 한다는 지상파 측에 반대하고 있어 안테나 내장 여부 또한 결정되지 않았다.
더구나 본방송이 시작될 경우,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용 부담에 대해서도 특별한 대책이 없다.
방통위에 따르면, 현재로선 기존 UHD TV를 구매한 고객이 미국식 표준에 따르는 지상파 UHD 방송을 보기 위해선 2만원~5만원 선으로 예상되는 UHD 컨버터를 고객이 추가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이 컨버터 역시 현재로선 가전사 간 호환이 되지 않아 외산 UHD TV의 경우 지상파 UHD 방송 수신이 어려운데, 방통위는 이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