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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후쿠시마 선택' 제주항공, 직원보다 이익?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2.15 10: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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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왜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을까. 제주항공의 이야기다.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다. 제주항공이 다음 달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후쿠시마 왕복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이번 운항은 한국관광을 원하는 일본 측 여행객 수요로 인해 결정됐고, 후쿠시마 현지 여행사에서 먼저 요청을 해 일회성 운항을 하게 됐다는 게 제주항공 측 설명이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대량 누출됐던 곳이다. 또 일본 정부가 피난지시를 해제한 지 3년여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원전 부근 방사능 수치가 심각한 수준이고, 현지 주민들조차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항공사 역시 방사능 노출에 따른 건강피해 우려로 항공편을 운행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제주항공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제주항공 논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제주항공이 후쿠시마 부정기편에 탑승할 승무원들을 선발하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강제투입 의혹이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은 부정기편 운항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승무원들의 개인 의견을 반영해 편성하고 있고, 아직 편조가 결정되지 않았기에 '강제투입'은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제주항공 설명처럼 후쿠시마 부정기편을 띄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또 항공사가 부정기 운항을 하겠다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지진 후 단절된 노선을 복원하겠다는 시도의 의미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의 이익 때문에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건 옳지 않다. 제주항공 승무원 대다수는 후쿠시마 운항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회사의 탑승 요구에 반발한 일부 승무원들은 운항 예정일에 휴가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전세기 운항 허가를 거부당한 제주항공이 손실을 메우기 위한 차선책으로 후쿠시마 부정기편 운항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다 직원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기업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금이라도 제주항공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논란의 불씨를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