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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삶의 질을 혁신하는 '변환자' 되기

오무철 코치 기자  2017.02.14 19: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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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나는 성서에 버금가는 소중한 책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다. 정초(正初), 가까운 산에 올라 해맞이를 한 후 새로운 마음으로 이 책을 꺼내 들었다. 다 읽고 난 후 책 안 표지에 '18讀'이란 숫자를 적어 넣었다. 필자가 연초에 이 책을 반복해서 읽는 이유는 나 자신을 다잡고 7가지 습관을 힘껏 내재화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이번에 읽다 내 가슴에 자리잡은 것은 '변환자(Transition Person)'란 단어였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자기기만(Self-Deception) 연구로 널리 알려진 철학자 테리 워너 박사가 처음 사용했다는 이 용어를 인용하며, '변환자란 자신이 물려받은 (부정적) 인생 각본을 다음 세대에 그대로 물려주지 않고, 긍정적 각본으로 바꾸어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취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 인생에 큰 감동을 선사했던 변환자가 한 사람 있었음을 상기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리더십 강의 때 청중들을 향해 조직에서 변환자가 되라고 간곡히 요청하며 이 사례를 들려주곤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다는 군대 이야기를 잠시 해야 할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선한 영향력을 군대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기억도 아스라한 45년 전 1972년, 나이 열일곱에 나는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1년4개월의 신병훈련과 기술교육을 마치고 하사로 임관되어 1974년 2월 고속수송함에 배치 받았다. 군함을 타자마자 수행한 첫 임무는 해상 실종자 수색작업이었다. 그 임무를 수행하는 함상에서 새벽녘에 선임들로부터 끔찍한 가혹행위를 당해서인지, 그때의 일이 아직도 필자의 뇌리에 선명히 자리하고 있다.

군생활이 많이 민주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군대의 가혹행위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며칠 전에도 해병대에서 선임이 후임에게 악기바리(강제로 음식 먹이기)로 이틀간 초코바를 180개나 먹이는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보도가 있어서 관심 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필자는 군생활에서 선임들에게 "이 자식들 유신 군대 출신이라 기합이 빠졌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그 시절 유행했던 악습들, 즉 빠따(엎드려뻗쳐 자세를 하게한 뒤 야구방망이나 곡괭이 자루, 각목 등으로 엉덩이를 마음 내키는 대로 내리침), 원산폭격(머리를 바닥에 박고 두 팔을 등 뒤로 돌리게 한 자세를 취하게 하여, 오로지 머리 힘만으로 수십 분을 버티게 함), 구타 등은 나를 공포에 떨게 하였다.

필자는 특히 '빠따'에 대한 트라우마로 치를 떨었다. '빠따'를 맞느니 차라리 원산폭격을 한 시간 하겠다고 자청한 적도 있을 정도였으니 그 공포심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후임들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빠져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선임이 되자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린 개구리들은 죄책감 없이 후임들에게 자신이 당한 한풀이를 해대는 인습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의 바로 위 선임이 "앞으로 내 후임들에게는 가혹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우리가 최고선임이 되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멍들게 했던 인습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가히 혁명이라 부를 수 있는 변화가 아닌가.

이렇게 후임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선물해 준 그 선임(변환자)은 지금 강원도 동해시에 살고 있다. 거리가 멀어 자주는 아니지만 우리 둘은 가끔 만나 막걸리 한잔에 회포를 푸는 막역한 사이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가 어렸을 때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다고 자식에게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상당수의 부모들이 그런 악습을 되 물림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내가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인정받은 경험이 별로 없다 해도 나까지 그런 분위기를 후배들에게 물려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대가 변환자가 되어 후배들을 따뜻하게 대하면서 직장 분위기를 밝혀 나가면 된다. 얼마나 멋진 경험이고 감동인가. 

우리 각자는 가정, 학교, 회사, 군대, 사회에서 수많은 세대에 걸쳐 대물림 해 온 좋지 않은 습관을 단절시킬 수 있는 변환자의 씨앗을 품고 있다. 만일 우리가 이 세상 어딘가에 그 씨앗을 심는다면 수많은 후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며, 우리 사회는 그만큼 평화로워지고 삶의 질 또한 높아질 것이다.

코칭에는 요청(Ask) 스킬이 있다. 요청은 중요한 코칭 기술로, 고객이 새롭게 무언가를 하게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실행력을 높이고 통찰력을 깊게 할 수 있다. 여기서 요청해 본다. 우리 지금 당장 용기 내어 변환자가 되어 보자고.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

오무철 코치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 (전) 포스코 인재개발원 팀장·교수 / 번역서 <1년내 적자탈출. 일본의 교육양극화> / 공저 <그룹코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