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알리안츠생명·AIA생명·메트라이프생명 등 외자계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이 슬로건과 로고, 사명을 바꾸며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변화에 맞춘 전력을 내세워 기존 약했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한 신규 고객 유입은 말할 것도 없다. 변화를 꾀하는 이들 회사를 소비자들과 설계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거 이미지 탈피를 위한 각 업체들의 전략이 어떤지를 살펴봤다.
◆"안녕, 연금 강한 알리안츠~" 안방보험과 시너지 노려
설계사: 제일생명 당시에는 우리나라 6대 생보사 중 하나였죠. 그러나 경영 부실로 알리안츠그룹에 인수되면서 구설수가 많아 설계사들 입장에선 불안한 회사라는 인식이 생겼어요.
소비자: "연금이 강한 회사 알리안츠~" 노래만 생각나는 데요? 노래 때문에 연금에 강한 회사인 것은 알겠어요.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2분기 내 '알리안츠생명'에서 'ABL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는 지난해 말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중국 안방그룹홀딩스에 알리안츠생명을 매각하면서 더는 '알리안츠'라는 사명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

이번에 바뀌는 사명은 안방보험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ABL는 '더 나은 삶(A Better Life)'을 영위하도록 헌신하겠다는 뜻을 담았지만, 안방보험그룹 로고인 'AB'를 떠올리기 쉽다. 로고 역시 안방보험과 마찬가지로 빨간색이다.
그동안 푸르덴셜생명은 2013년부터 '연금이 강한 회사, 알리안츠생명' 캠페인, 2014년부터는 '연금이 강한 회사 보장도 강하다'는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실시했다. 더욱이 2015년 9월부터 변액보험을 제외한 저축성보험 상품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사명 변경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모두 갖추고자 변액과 보장성 상품 판매에 중심을 두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재개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올해에는 예전부터 여러 고객들이 요구한 저축성보험을 다시 판매하면서 상품군을 넓히는 것은 물론, 변액·보장성보험의 강점을 살릴 것"이라며 "연금상품 역시 기존처럼 소비자들에게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AIA생명, 30주년 각인 통해 고객·직원 '두 마리 토끼 잡기'
설계사: 오래 전부터 들어와 한국에서 영업했지만, FP조직이 크지 않은 회사라서 무미무취한 회사라는 이미지네요.
소비자: 역시나 "AIA~" 노래만 떠오르네요. 홈쇼핑에서만 봐서 매번 채널을 돌렸거든요. 그래서 정확히 무슨 회사인지도 몰랐어요.
AIA생명은 한국 진출 30주년에 맞춰 고객에게 자사가 추구하는 목표를 다시 한 번 고객에게 각인시키고 직원들에게 사명감을 심어주고자 새 슬로건과 로고를 제작했다.

슬로건은 국민 모두의 행복과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보험 그 이상의 가치를 넘어(BEYOND INSURANCE)'를 내세웠다. 고객이 '더 오랫동안·건강하게·행복한 삶(Live longer, healthier, better lives)'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다.
로고는 기존 틀에 박힌 보험에 유연성을 더하고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부드러운 타원형 바탕에 역동적인 모습으로, 비상하는 붉은 별이 모티브다.
이 로고는 이번 해에 한정적으로 사용되지만, 무엇보다 특별하다. 우선 30주년을 각인시켜 내부 직원들에게 회사의 방향과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줄 수 있다는 것. 고객에게도 AIA생명 30주년 로고를 통해 변함없이 고객 옆에 있음을 보여준다.
차태진 AIA생명 대표는 "그간 국내시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책임질 것"이라며 "혁신적인 상품과 진화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끝없는 도전 속에서도 고객만을 바라보고 가겠다는 약속을 변함없이 지키겠다"고 자신했다.
◆'희미해진 스누피 효과' 메트라이프생명, 이미지 제고 위한 전략 도입
설계사: 메트라이프생명은 타 외자계보다 공격적으로 변액 상품을 많이 팔았던 회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소비자: 파란색의 둥글둥글한 로고는 기억나지만, 캐릭터로 스누피를 사용하는지는 몰랐어요.
메트라이프생명은 대표 캐릭터 스누피를 버린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전략을 반영하고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도입한 것.

지난 1985년 메트라이프는 당시 보험회사가 가진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친근감 있는 만화 캐릭터 '스누피'를 마스코트로 선정했다. 그러나 전 세계 고객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누피를 보고 상품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이에 올해까지 스누피와 계약을 맺은 메트라이프생명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대신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과 다양한 고객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전략과 그에 맞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도입했다.
특히 고객에게 신뢰받는 인생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각인시키기 위해 새로운 태그라인(Tagline)을 '함께 찾아가는 인생, 메트라이프(MetLife, Navigating Life Together)'로 정하고 메트라이프와 고객을 형상화한 새로운 로고 등 여러 시각적 요소를 구상했다.
스티븐 캔더리언 메트라이프 회장은 "새로운 브랜드 전략은 메트라이프 변혁과 업계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반영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전 세계 고객과 주주를 위해 보다 큰 가치를 끌어낼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