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사이가 어느 때보다 돈독해 보인다. 최근 번갈아가며 항공기 결함이 지속 발생하면서 우려를 키우는 등 안전관리가 또다시 도마에 사이좋게 나란히 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8일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는 여객기의 엔진결함 및 화재 경고등 오작동으로 회항하는 총 3건의 비정상 운항사건을 일으켰다. 두 항공사는 당시 대체편을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지만, 잇따라 발생한 회항 사태로 항공안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참다못한 국토교통부(국토부)는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진에어와 위탁정비사인 대한항공에 대해 '타겟팅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타겟팅 점검은 항공기의 고장 데이터를 분석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항공사나 기종, 계통 등에 대해 목표를 설정하고 중점 개선하는 절차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들과 관련해 국토부는 항공사의 정비규정 준수여부 등 위규사항 조사에도 나서는 것은 물론, 항공기 회항·화재(연기) 근절방안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점검에서 국토부는 안전에 중요한 엔진, 보조동력장치(APU) 등의 정비 체계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항공사가 정비인력의 자격 요건, 교육 시간, 교육 항목 등 정비규정을 준수했는지도 조사한다는 게 업계에 나도는 전언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연기 경보장치 오류에 따른 회항 4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타겟팅 점검을 받은 터라 이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논란이 번지고 있다.
앞서 기체 결함이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평균기령이 20년에 임박한 노후기종 B747, B767 중 하나인 B767 기종이었고, 이 기종은 지난해 국토부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타겟팅 점검을 실시한 결과 각종 누유 현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진에어는 하루 동안 하나의 여객기가 두 번의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철저한 점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여객기는 대한항공에서 10년 동안 운항을 하다 지난 2015년 진에어에 넘어온 것으로 알려진 B777-200ER 기종이다.
즉,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들 항공사는 정비 단계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문제가 있는 여객기가 운항에 다시 투입되면서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처럼 이런저런 동일한 문제가 거의 매달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정비 및 관리 미흡을 걱정하는 상황.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경우 항공기가 노후화되는 만큼 교체를 할 게 아니라면 정비와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만 승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항공기 스케줄을 더 빡빡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무리한 운행스케줄 역시 잦은 여객기 결함의 주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항공기의 평균기령은 각각 약 9년, 10년이라며, 꾸준한 새 기종 도입으로 전체적인 기령을 많이 낮춘 만큼 문제의 원인이 노후화는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또 이들 항공사는 "현재 정비 매뉴얼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돌발적인 사건들을 모두 매뉴얼에 담기는 어렵지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