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불황 속 유통家 '옴니채널'이 돌파구 될까

선두업체 롯데 중심 온·오프라인 경계 지우기 나서

백유진 기자 기자  2017.02.14 15:43:4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오프라인 채널들이 온라인과의 연계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라 모바일 쇼핑의 위상이 높아지고 오프라인 쇼핑몰의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온라인과의 연계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효율적 쇼핑 형태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것.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옴니채널(Omni-Channel)'이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모든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것이 특징.

옴니채널은 유통 선진국인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용어다. 미국 내 온라인 유통채널의 강세로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위축되자 생존을 위해 세운 혁신 전략으로 내건 것이 옴니채널이었다.

국내에서는 롯데쇼핑(023530)이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구현하고 나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다양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보유한 롯데에게 옴니채널은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

이에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망과 온라인을 결합시킨 '스마트픽(Smart Pick)' 서비스를 지난 2014년부터 시작했다. 스마트픽을 활용하면 롯데의 온라인쇼핑몰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고객이 지정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픽업할 수 있다.

24시간 전국 어디서든 물건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지난해 스마트픽 매출은 월 평균 12%씩 꾸준히 늘었다. 현재 롯데닷컴의 경우 전국 34개 롯데백화점과 4500여개 세븐일레븐 편의점, 350여개 롯데하이마트 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롯데의 공격적인 옴니채널 서비스 확장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신 회장은 앞서 올해 사업계획보고 당시 그룹 임원진들에게 "경영 전략 전반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혁신을 적극 반영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는 현재 운영 중인 5개의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 △엘롯데 △롯데아이몰 △롯데마트몰 △롯데하이마트몰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쇼핑몰 분리운영으로 초래된 비효율성을 줄이고 이용방식을 보다 단순화해 소비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향후 다가올 옴니채널 시대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롯데는 각 계열사 매장들이 하나로 묶이는 시대를 대비해 지난해 8월 출시한 유통계열사 통합 브랜드 '초이스엘골드'의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향후 판매점 네트워크 또한 늘린다는 방침이다.

선두업체인 롯데에 이어 신세계(004170)와 현대백화점(069960)도 옴니채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는 SSG닷컴에서 백화점 판매상품을 구매하면 신세계백화점에서 상품을 직접 수령하는 '매직픽업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합리적이고 편리한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의 장점과 교환과 반품, 수선 서비스 등의 이용이 편리한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1월 백화점 상품만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더현대닷컴'을 개설하면서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을 수 있는 '스토어픽' 서비스를 도입했다.

더 나아가 온라인 기업들도 오프라인 영역을 공략하며 옴니채널시대 공략에 나섰다. 소셜커머스 티몬은 지난해 말 편의점 CU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이 구입한 제품을 편의점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도입해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서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지난 9월부터 GS리테일(007070) 편의점 GS25와 협업을 통해 무인택배함 '스마일박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했었다.

옴니채널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은 패션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물산(028260)은 통합 온라인몰 'SSF샵'에서 구매한 제품을 전국 50여개의 직영 매장에서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FnC 부문은 역시 '코오롱몰' 개편과 함께 매장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체크인 서비스'와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매장에서 받아가는 '옴니픽 서비스' 등의 옴니채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IT기술의 발달로 업종별 경계가 흐릿해지는 '빅 블러' 현상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옴니채널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