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단독] 산포조합장 선거, 이광수 후보 허위실적 의혹에 전남본부 뒷짐만

K농기계 상사 사문서 위조 논란…보궐선거 비용은 조합 몫

장철호·최장훈 기자 기자  2017.02.13 16:29:3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법원의 '조합장 선거 무효' 선고로 오는 16일 전남 나주시 산포농협 조합장 재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한 후보의 경제사업 실적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산포농협의 상위 기관인 전남농협본부는 선거운동 기간이라는 이유로 사실확인을 회피, 이 실적이 허위로 판명될 경우 또 법적 논란이 일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거를 치르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3일 전남농협본부와 산포농협 등에 따르면 나주 산포농협 조합장 재선거에는 이광수(58) 전 산포·봉황농협 전무와 장경일(58) 전 산포농협 조합장이 격돌하게 된다.

장 후보는 2년간 납입 출자분 360여만원, 경제사업은 1억3000여만원으로 입후보 조건을 충족했다. 이 후보는 납입 출자금은 300만원, 2년간 경제사업이 2600여만원인 것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경제사업 실적 가운데 지난해 4월 1140만원에 현금 구매한 트렉터가 실존하지 않는다는 일명 '페이퍼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나주 K농기계상사에서 거래내역을 허위로 발급했다는 의혹이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과수농장을 하고 있는데, 집이 좁아서 지난 4월에 트렉터를 구매한 뒤 K상사에 보관 중"이라며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산포농협 측은 최근 이 후보와 함께 해당 농기계 회사에 보관중인 트렉터를 직접 확인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유류카드 발급 신청서에 기재한 트렉터의 제조번호와 보관중인 트렉터의 제조번호가 다르다는 추가 논란이 나왔다. 이 후보의 해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

게다가 지난해 4월 이 후보가 산포농협에 제출한 출하증명서에 기재된 트렉터는 지난해 12월, K농기계상사에 보관중인 트렉터는 지난해 10월 각각 출고 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결국 K농기계상사는 반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제품을 이미 판매했다고 허위 증명서를 발급했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 상황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산포농협 관계자는 "농기계 융자사업은 농협이 서류를 확인하지만, 현금거래의 경우 거래증명서만으로 실적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적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전남농협본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남농협본부 관계자는 "이미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사실확인을 선거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선거를 위탁받은 나주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농협 측이 자격 인정여부를 판단하면 이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결국 칼자루를 쥔 전남농협본부가 규명을 회피하면서, 산포농협이 재선거 비용을 부담해야 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산포농협 정관 제 56조 임원의 결격사유에 따라, 선거공고일 현재 300만원(출자금 600주) 이상의 납입출자분을 2년이상 계속 보유하고, 최근 2년간 농협 경제사업 이용 실적이 164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만약 이 후보의 농기계 구매 실적이 인정받지 못할 경우, 후보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농협 전남지역본부와 나주선거관리위원회가 확인에 적극성을 띠고 나서야 한다는 공론이 일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 4월 트랙터를 구매했는데, 다른 분이 먼저 사용하겠다고 해서 트랙터를 사용하도록 했다"면서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산포농협이 실적증명서를 예전 트랙터로 발급해줘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