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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기꺼이 빠져들고 싶은 세이렌의 유혹

이윤형 기자 기자  2017.02.10 16: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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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브랜드 스토리는 기업 성공의 열쇠가 되곤 합니다. 

세계적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도 브랜드 스토리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인데요. 스타벅스의 심벌인 '녹색 여인'은 이들의 브랜드 스토리 중심에 서 있기도 하죠.

스타벅스는 미국 소설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작품 '백경(Moby Dick·1851년)' 중 포경어선의 일등항해사 '스타벅'의 이름을 따온 것인데요. 작중 스타벅은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고래잡이배들이 드나들던 항구도시인 시애틀이 스타벅스의 고향이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벅스 심벌로 유명한 녹색 여인은 그리스 신화의 인어 혹은 마녀로 불리는 '세이렌'을 모티브 삼아 제작됐습니다. 세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항해 중인 배의 선원을 유혹해 죽음에 빠트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처럼 스타벅스의 로고는 커피로 고객들을 유혹해 자주 방문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이렌의 전설처럼 스타벅스는 현재 50여 국가에서 커피의 대명사로 많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죠. 스타벅스의 유혹은 최근 한 사람의 입장발표로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스타벅스의 최고 경영자 하워드 슐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반 이민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인데요.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120일간 난민의 미국 입국을 중단하고, 이라크·시리아 등 잠재적 테러 위험이 있는 무슬림 7개국 국민의 90일간 입국 금지조치와 비자발급을 중지하는 반 이민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하워드 슐츠는 트럼프를 강력하게 비판했죠. 그는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당연시했던 시민의식과 인권이 공격받고 있다"며 "앞으로 5년간 전세계 75개국 매장에서 난민 1만명을 채용하겠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난민 채용 정책 발표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내 집을 잃은 퇴역군인만 5만명이다. 자국민부터 채용하라" "앞으로 절대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항의를 목적으로 각종 SNS에 '#BoycottStarbucks'라며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죠. 

그러나 스타벅스는 이미 2015년까지 5000명 이상의 퇴역 군인을 채용했으며, 2018년까지 1만명 이상의 퇴역 군인 채용 계획을 발표해왔다는 점이 알려져 트럼프 지지자들은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비꼬는 게시물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BoycottStarbucks' 해시태그는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스타벅스에서 마주치지 않아 행복하다' '기다리는 줄이 짧아져서 행복하다'라는 글과 함께 트럼프의 이름으로 스타벅스에서 주문한 음료를 인증하는 사진이 페이지 가득 넘칩니다.

트럼프 정부는 취임 보름만에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데요. 이번 반 이민정책과 관련한 스타벅스 보이콧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