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기 불황에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신나게 달리고 있다. 높은 연비는 물론, 친환경성까지 갖춘 만큼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업계는 올해 하이브리드 연간 판매량이 7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물론, 수입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면서 국내 친환경차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 역시 최근 자신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형 그랜저를 제외하고 RV를 포함한 승용판매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자 그랜저 하이브리드 신형 모델 출시를 예정보다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 2013년 첫 출시 이후 3년 연속 판매량 감소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4월쯤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개발은 거의 완료상태지만 인증문제, 차량 생산일정 조율 등 아직 해결해야할 부분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이 탑재되며, 연비향상을 위한 기술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K7 하이브리드가 최근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시장에 나오면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준대형 승용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모델이 바로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인데 그동안 꾸준히 아킬레스건으로 발목을 잡아왔던 판매 간섭 우려가 또 제기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K7 하이브리드 모델은 △11월 439대 △12월 889대 △1월 636대로 총 1964대가 판매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업체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 세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반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1161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기아차에게 K7은 현재 구세주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K시리즈가 판매부진 늪에 빠진 가운데 유일하게 준대형 세단 K7만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판매량을 보면 K7은 전년동월 대비 172.6% 증가했지만, △K3 △K5 △K9는 각각 △24.1% △48.1% △39.3% 감소했다. 아울러 1월 K7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695%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7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현재 소비자들에게 니로 등을 통해 쌓인 기아차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무엇보다 최근 인기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던 공유씨의 효과가 더해지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하지만 그동안 K시리즈 부진 이유로 현대차와의 판매 간섭이 꼽혔는데, 이런 판매 간섭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기아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K7으로 재미를 이제 겨우 보고 있는데 현대차가 같은 플랫폼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기아차는 안중에 없는 게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판매간섭 우려에 대해 "지난해 K7은 기아차 판매를 이끌어준 효자차종이었다"며 "올해에도 준대형과 친환경시장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K7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출시로 K7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이를 대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