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사람 잡는 '스크린 도어'

박지혜 기자 기자  2017.02.10 11:41:1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한국에 포켓몬고가 출시됐습니다. 저도 요즘 포켓몬고에 푹 빠져있는데요. 지난주에 희귀 포켓몬과 포켓스톱이 많이 있어 '포세권'이라고 불리는 보라매 공원에 갔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이 포켓몬을 잡고 있었는데요. 특히 포켓몬고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켓몬 중 하나인 피카츄가 많이 출몰해 다들 피카츄잡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야외에서 하는 게임이다 보니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자동차,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면서 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포켓몬고가 사람 잡는다'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포켓몬고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스크린 도어 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람 잡는 스크린도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지하철 1호선 신길역에서 한 승객이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급하게 승차하려던 승객이 전동차 출입문이 닫히면서 몸통이 문 사이에 끼인 것인데요. 문이 열리지 않고, 전동차가 출발하려고 하자 승객은 열차 밖으로 몸을 뺐습니다.

승차하려던 열차는 출발했고, 뒤에 있던 스크린 도어도 이미 닫혀 승객은 전동차와 스크린 도어 사이 좁은 난간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죠. 다음 열차의 승무원이 승객을 발견할 때까지 5분 동안 갇혀있었다고 하네요.

기관사는 열차를 출발시키기 전에 시스템상 이상이 없어 열차를 정상적으로 출발시켰고, 신길역 승차장이 곡선 구간으로 설계돼 당시 승객은 보이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코레일 측은 사고 이후 스크린 도어를 점검했지만, 기계 결함이나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해마다 스크린 도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5월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청년이 숨졌고, 10월에는 김포공항역에서 출근길 회사원이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등 스크린도어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717개 철도역사에서 최근 4년간 발생한 고장 건수는 총 7만4238건에 달했지만, 안전불감증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8일 스크린도어 관련 사고 및 고장을 줄이기 위해 스크린도어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스크린도어가 열리면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막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전실에서 승객의 끼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또한 운행하는 열차의 종류와 관계없이 스크린 도어를 설치할 수 있는 상하 개폐 방식의 스크린 도어를 도입할 예정인데요. 한국교통연구원이 국가R&D를 통해 개발한 상하 개폐 방식의 스크린 도어를 올해 논산역에 시범적으로 설치해 신뢰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 설치할 계획입니다.

상하 개폐식 스크린 도어 도입 소식에도 승객들의 우려는 여전히 높습니다. 스크린 도어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죠. 하루빨리 안전불감증을 개선해서 더는 스크린도어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