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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프링클러의 중요성

이평헌 소방시설관리사 기자  2017.02.10 09: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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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유년 새해가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새해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모두들 한 해의 소망을 간절히 기도하며, 올 한 해 안녕을 기원했을 것이다. 소박하고 건실한 소원이 있는가 하면 먼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바람까지 다양하겠지만, 이 중 제일은 건강과 안녕일 것이다.

하지만 대구 서문시장, 여수 수산시장 등 전통시장 화재와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 등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화재 등 재난을 사전에 미리 예방해 안전을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재난이 없었던 때 없었고, 복잡한 현대사회는 환경 파괴 등으로 인해 재난 발생빈도나 규모가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예외일 순 없을 것이다.

특히 대부분의 대형 화재사고에는 두 가지 큰 특징을 볼 수 있다. 우선 건축에 쓰인 외장재가 가연성 소재로 돼 있다는 것이다. 불이 붙기 쉽고 연소 확대가 쉽다는 걸 의미한다. 의정부 주택은 외장재로 스티로폼을, 군포 창고 화재사고는 우레탄폼을 사용했다.

또 하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초기에 이를 감지하고 진화하는 자동소화설비로 설령 100% 진화하지는 못하더라도 피해 정도를 소규모로 한정시킬 수 있는 장치다. 불이 잘 타는 건축자재에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은 화재사고에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의정부 화재사고 뒤에도 많은 매체가 이 부분을 지적했다. 드라이비트 공법의 스티로폼 단열재를 사용한 데다 10층 이하 건물이라 스프링클러 설치도 의무화돼 있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게 당시 여론이었다.

국민안전처는 발 빠르게 6층 이상의 모든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하여 1월24일 정부는 종전에는 11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6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하도록 했다.

스프링클러는 열에만 반응하는 열 감지 센서를 가지고 있다. 열에만 반응하고 불에서 가장 가까운 것만 작동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장치다. 자료에 따르면 약 25%의 사고가 한 개의 스프링클러로 50%는 3개 이하, 75%의 사고가 9개 이하의 스프링클러로 진압됐다고 한다.

스프링클러가 불을 완전히 끄지 못하더라도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화재 확산을 방지하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유무 효과는 큰 차이가 있다.

소화설비인 스프링클러 설비는 화재 시 발생된 열로 인해 스프링클러 헤드가 개방되면서 유수 검지장치, 소방펌프를 가동하여 소화용수를 공급하여 화재를 제어하거나 진압하게 된다. 마치 심장이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피를 보내듯이 소방펌프는 배관을 따라 소화용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경보설비의 감지기나 발신기 또는 소화설비의 펌프부터 스프링클러 헤드 말단 사이에 배관이나 밸브 등의 어느 부분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생명을 구하는 소방설비는 제 역할을 할 수 없으며, 촌각을 다투는 화재 발생 상황에서 이상부위를 즉각 조치해 정상 복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에 화재는 초기진압에 실패하게 되고 막대한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가져오는 비극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초기 소화에 필요한 시간이 불과 3~5분 사이에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기에 평소에 확인하고 점검하여 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스프링클러는 화재로부터 재산과 인명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과거에 지어진 건축물은 가연성이 높은 자재로 지어졌고, 건물 내부에 비치된 가재나 비품도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해 화재 하중도 많이 높아졌다. 화재 발생 위험이 커졌고 발생하면 연소 속도가 빨라졌다.

100년 이상 스프링클러는 빌딩 화재를 제어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신뢰할 만한 수단임이 증명됐다. 우리를 지켜 줄 가장 안전한 수단은 스프링클러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평헌 소방시설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