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제약업계에서 '필러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자기 관리와 동안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
필러는 대표적인 안티에이징 시술로 인체성분과 유사한 천연, 합성 물질을 피부에 주입해 주름 개선과 얼굴 윤곽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이른바 '쁘띠성형'이다. 이전까지는 얼굴의 주름을 개선하기 위한 용도였다면 최근에는 코나 입술 등의 얼굴 부위에 사용해 윤곽을 잡아주는 용도로 사용되는 추세다.
특히 시술 시간이 짧고 피부 절개가 필요하지 않아 빠르고 간편하게 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필러의 특성 덕분에 주 소비층이었던 여성뿐만 아니라 2030 젊은 남성까지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내 필러 시장 연평균 27.4% 성장…올해 1500억 진입
이에 따라 국내 필러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2009년 200억원 규모에서 2011년 400억원, 2014년 1000억원대로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13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500억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성형용 필러' 품목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 성형용 필러 시장규모는 최근 5년간 연 평균 27.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필러는 전문의약품인 보툴리눔 톡신(보톡스)과 달리 의료기기로 분류돼 제조나 허가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제약업계들의 진출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2011년까지만 해도 수입제품 위주였던 국내 필러시장은 2012년부터 국내 제약사들이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며 2배 이상 확대됐다. 현재 국산 50~60여종, 외국산 40~50여종에 달하는 필러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체 성분 중 하나인 '히알루론산' 필러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갈더마의 '레스틸렌'과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옛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가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이브아르의 경우 연 500억의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메디톡스와 휴젤도 각각 히알루론산 '뉴라미스'와 HA필러 제품 '더채움'을 내놓으며 필러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또 휴온스글로벌은 의료기기 전문계열사 휴메딕스를 통해 '엘라비에'를 내놨으며 독일 제약사 멀츠의 '벨로테로'와 엘러간의 '쥬비덤' 등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 더해 최근에는 일동제약까지 주름개선용 히알루론산 필러 '네오벨'을 출시하며 필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일동제약 측이 "필러 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삼고 시장 개척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외 넘보는 국내산 필러…전망은 '밝음'
필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긍정적으로 전망됨에 따라 각 업체들은 중국, 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2013년 세계 필러시장규모는 12억달러에 달했고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여 오는 2020년에는 27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상업정보망이 발표한 '2013~2018 중국 미용성형 의료 산업 투자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미용성형 의료 시장 규모가 8500억위안(약 14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내 제약사들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게다가 올해 중국 미용성형 업계에서 필러시술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필러시술에 사용되는 히알루론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중국 국가식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서 승인을 받은 히알루론산 제품만 19개에 달한다.
특히 비교적 일찍 중국 시장에 진출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이브아르의 경우 스위스 Q-Med의 레스틸렌, 중국산 매트리필과 함께 중국 내 판매 3위 제품 안에 손꼽힌다. 이들 3사 제품이 중국 전체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브아르는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 등 전 세계 25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추후 이란, 칠레 등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을 포함한 세계 7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인 갈더마코리아의 레스틸렌은 지난달 전 세계 누적 시술 3000만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2014년 2000만 시술을 돌파한 데 이어 2년 만에 150% 성장세를 기록한 것.
또 휴온스 엘라비에도 지난 201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와 9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도 맺었다.
메디톡스 뉴라미스는 러시아 보건부의 시판허가를 받아 동유럽 수출길을 확보했으며, 현재 중남미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휴젤의 더 채움은 2018년 중국에서 최종 시판허가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대형 모델이나 개성이 강한 '걸크러시'형 여성 모델을 기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일명 '최여진 필러'로 유명세를 탄 멀츠의 벨로테로는 모델 최여진과 함께 전 세계 여성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응원하는 '#당신만의 표정을 살리세요'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휴온스 엘라비에는 배우 이시영을, 메디톡스의 뉴라미스는 이례적으로 남자 배우 이서진을 모델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필러 제품의 경우 높은 기술력과 한국 시장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필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브랜드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