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자구계획에 따라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추가적인 혈세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걸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중 "오는 4월,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대우조선 문제에 대한 산업은행의 입장은 여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는 오는 4월 4400억원,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올해 총 9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그러나 올 들어 단 한 건의 신규수주 계약도 체결하지 못하고, 소난골 협상과 드릴십(원유 시추선) 2기 인도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아 유동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5조2000억원 규모 자구계획에 따라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다운사이징 혹은 소프트랜딩 이상의 구체적 계획은 밝히기 어려우나 산업은행도 소홀함 없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서 중요한 것은 소난골 문제 해결, 선주 설득을 통한 조기 결제 요청, 신규 수주 추진 등 회사의 자구노력"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전제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에 대한 시중은행 금융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회장은 "새 시중은행이 참여해서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독립성 문제 등 쉽지 않다"며 "신규자금 지원은 누구도 장담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고 단정했다.
아울러 "시중은행 참여 문제는 지난 2015년 6월 말 수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여신한도를 유지하라는 논의를 할 수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시중은행의 여신 축소가 국책은행의 업보처럼 전이된 것을 금융당국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산은캐피탈 매각 등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취득 가격을 감안하면 7000억원은 받아야 하지만 지난해 입찰에서 드러난 시장 평가는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산은캐피탈 매각은 시장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매물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매각보다 급한 문제"라며 "당장 매각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산은은 올해 자금공급 목표를 지난해(61조원)보다 1조5000억원 늘어난 62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신성장기산업 지원 규모를 19조원에서 20조원, 중견·예비중견 기업 지원 규모는 26조원에서 29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산은은 올해 중점추진과제로 미래 성장동력 확충, 산업구조 재편 주도, 국내금융·기업의 해외진출 견인, 정책금융 수단 다변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자산·재무 건전성 개선 등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