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우마이'는 밀가루 반죽에 육류와 야채류를 버무려 증기로 쪄내는 딤섬(점심)의 한 종류다. 중국 광동어로는 '燒賣', 일본에서는 '焼売'로 표기하고 '슈마이'로 읽는다.
또 다른 점심 요리인 교자(만두)에 비해 피가 얇고 전분이 좀 더 들어간다. 모양은 사각기둥 형태가 일반적이지만, 원통형도 있다. 일본에는 1928년 '요코하마(横浜)'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키요켄(崎陽軒)'이 지역 명물로 소개한다.
창업자 '쿠보(久保)'는 중국출신 슈마이 전문가를 초빙해 많은 시행착오 끝에 '식어도 맛있는' 만두를 개발하고 시우마이로 명명한다. 당시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에는 중국식 슈마이를 안주로 내놓는 주점이 많았다.
시우마이로 자리를 잡은 키요켄은 1950년경 여성 종업원 가운데 시우마이 아가씨를 선발, 붉은 색 중국드레스를 입혀 역구내 판매원으로 등장시킨다. 그들은 미인 콘테스트 수상자처럼 어깨띠를 두르고 손님을 맞았다.
이러한 키요켄 영업방식은 전국적 화제를 불러모았고 시우마이는 금세 요코하마 명물로 떠오른다. 시우마이 아가씨는 영화나 소설의 제재가 되고 노래까지 발표된다. 그 여세를 몰아 1954년 시우마이를 넣은 벤토를 출시한다.
표준형 시우마이 벤토의 외관은 '마쿠노우치(幕の内)'와 유사하다. 하지만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 벤토용 밥은 일반 벤토와 달리 증기로 쪄내 원통형으로 가공한다. 밥을 지을 때 증기를 이용하는 것은 항상 안정된 맛과 품질이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반찬의 구성도 각별하다. 우선 슈마이 5개가 메인 반찬으로 들어간다. 생선은 소금구이가 아닌 양념구이, 콩 대신 은행을 조림재료로 사용하는 등 조리방법이나 재료가 다르다.
오늘날 키요켄 시우마이는 일본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활동무대가 본거지 역구내를 벗어난 지 오래이다. 본거지 요코하마와 인근 토쿄의 주요 역은 물론, 공항·고속도로휴게소·백화점 등을 판매거점으로 삼고 있다.
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토쿄 자이안트 양 구단 공식 벤토로도 등록돼있다. 또 TV 촬영현장에 납품하는 '스튜디오 벤토'로 인기가 높아 연예인 팬이 많다. 키요켄은 지역을 기반으로 1일 3만개 이상 판매한다. 종업원 수만 해도 1800명이 넘는다.
이 회사 경영이념은 세 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사자성어 형태가 아니라 내용이 독창적이고 현실적이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키요켄은 전국 브랜드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뛰어난 로컬 브랜드를 지향합니다'를 꼽겠다.
시우마이 벤토에는 '효탄(표주박)'이라 부르는 도자기 간장병이 들어간다. 눈사람 모양 간장병 얼굴에 다양한 표정이 그려지는데, 그 종류가 무려 800종 이상이다. 그림은 유명 화가나 일러스트 작가가 담당한다.
작품을 수집하는 마니아들 커뮤니티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는 3세대 시리즈가 제공되고 있다. 참고로 '옛날부터 벤토' 등 전통 벤토에는 도자기 병이 들어가지만, 나중에 나온 일반 벤토는 플라스틱 용기로 대체되니 구입 시 확인이 필요하다.
이 밖에 키요켄은 웨딩 홀도 운영하고 있는데 '점보시우마이'라는 웨딩 케이크가 전국적 명물이다. 이 케이크를 자르면 그 안에 조리된 시우마이가 가득 들어있다.
시우마이라는 단어를 두고 문법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일본인들은 그냥 보통명사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라면이름 앞에 쇠고기 아닌 소고기를 갖다 쓰고 있는 것처럼.
슈마이를 주제로 하는 벤토는 요코하마 외에도 큐슈지방 '토스(鳥栖)'역이나 '카라츠(唐津)'시에도 존재한다.

이 지역 슈마이는 오징어 살을 주재료로 한다.
그 중에서도 토스역 에키벤은 시우마이가 아니라 북경어 '샤오마이(焼麦)'를 상품명으로 내세워 판매영역 확대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장범석 푸드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