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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칼럼] 부동산 투자 '월세 수입의 유혹'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 기자  2017.02.06 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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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31세의 한 청년이 필자의 회사로 찾아와 아파트 월세 수입에 관한 상담을 요청했다. 인터넷으로 여러 곳에 문의를 했지만 만족할 답을 찾지 못해 직접 찾아왔다는 그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대단한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었다.  
 
당시 이 청년은 현재 수중에 2000만원 정도의 현금을 갖고 있으며 전국의 부동산 시세를 꼼꼼하게 알아본 결과 7000만원 선에서 지방의 작은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5000만원 정도 대출받아 이 아파트를 구입해 월세를 놓으면 매달 35만원 정도를 챙겨 1년에 42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를 토대로 그는 나름의 계산서까지 만들었다. 은행 이율 연 1.6%를 적용한 대출금(5000만원)의 이자 80만원과 세금 등을 합치면 1년에 120만원 정도가 지출되기에 이 아파트를 구입하면 1년에 약 300만원의 순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청년과의 상담을 마치고 대단하다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간과한 부분도 있지만, 부동산 시세에서부터 이율과 세금까지 따지면서 투자를 고려한다는 건 이미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30대 초반 청년의 마인드라고 생각하니 잘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영악하다는 생각과 현명하다는 생각이 교차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젊은이들의 수익형 부동산, 특히 월세 수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필자의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온 투자상담 신청자 중 젊은이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 50~60대 중장년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부동산 월세 수입에 대한 관심이 30대로까지 확대됐다고 단정해도 될 만하다.
 
바야흐로 전 국민이 부동산 월세 수입에 관심을 갖는 시대가 됐다. 퇴직 후 노후대책으로 주목받던 월세 수입이 세대를 초월, 남녀노소 누구나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실 요즘처럼 경기가 나쁠 때 매달 또박또박 고정수입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청년실업이 국가적 문제로 대두돼 있는 상황에서 고정수입을 향한 젊은 층의 관심이 오죽하겠는가.

최근 필자의 회사 '투자코리아'는 세대별로 얼마 정도의 부동산 월세를 원하는지를 알아본 것이다. 역시 투자액이 낮을 수밖에 없는 젊은 층의 희망 액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럼에도 30대의 희망 월세 수입이 150만 원에 이른다는 사실은 놀랄 만하다.
 

투자코리아 분석팀이 2016년 하반기에 30대부터 60대까지 투자자 회원 500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로 희망하는 월세 수입'에 대해 조사한 결과 30대 150만원, 40대 250만원, 50대 400만원, 60대 350만원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 확대는 투자처의 다변화에 기인한 바가 커 보인다. 십수년 전만 해도 부동산 월세 수입은 상가 수입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오피스텔, 아파트, 레지던스 호텔 등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많다.

적은 돈으로도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투자하는 연령층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연령층과 무관하게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 여력에 따라 종목도 자연스럽게 나눠진다. 1억원 미만을 보유한 투자자는 거의 오피스텔이나 수익형 호텔에 관심이 높다. 2억~3억원대를 보유한 투자자는 아파트에 3억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상가 투자에 관심이 높다.

젊은층의 경우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대개 1억원 미만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투자 상담을 요청한 30대 회원들의 투자금은 거의 7000만~1억원이었으며, 투자처는 수익형 호텔과 오피스텔에 집중됐다. 2016년 하반기부터는 오피스텔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젊은 층의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당분간 오피스텔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시공사들도 다른 부동산과 달리 오피스텔 공급은 줄이지 않고 있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수요자가 많으니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이변이 없는 한 오피스텔 투자는 다른 부동산 투자보다는 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피스텔 투자에서는 월세 수익이 예상보다 적거나, 공실이 생길 수 있는 등 우려할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상세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필자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젊은층에게 무엇보다 무리해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얼마 전 31세 여성이 자기 돈 4000만원을 가지고 있는데, 직장인 대출로 오피스텔 두 채를 사겠다며 상담을 청하기에 역시 무리하지 않도록 조언했다.

그리고 미래의 부동산 가치를 예견하는 혜안이 중요함은 말할 것도 없으며 그에 앞서 무조건 부동산을 싸게 사는 것이 투자에서 실패하지 않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17년 새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금리인상 가능성과 높아진 대출 문턱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3 주택시장 안정화 관리방안'에 이어 추가 규제가 예고돼 있는 데다 앞당겨진 대통령 선거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어느 때보다 우리 부동산 시장은 짙은 안갯속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부동산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부동산 재테크로 수익을 창출한 사람 대부분이 불경기 때에 부동산을 싸게 매입한 이들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본다면 무조건 싸게 매입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어쨌든 부동산 월세 수입은 젊은층까지 포함한 전 국민의 로망이 됐다. '월천족'이라는 조어가 나오는가 하면 월세 받는 부동산 고르는 법, 부동산 월세로 부자 되는 법 등을 소개하는 출판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허황된 구호에 귀 기울이지 말고 싸게 구입해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할 것을 권하고 싶다.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