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준중형시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시끌벅적하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국GM이 이례적으로 올 뉴 크루즈가 신차임에도 자극적인 프로모션을 쏟아내면서다. 이에 질세라 기아차 역시 K3에 대한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반면, 해당 시장에서 일찍이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구매 시 30만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2월 한 달간 '올 뉴 크루즈 에브리데이 이벤트'를 시행하고 계약고객 중 매일 1명을 추첨, 선정된 고객이 이달 내 차량출고를 할 경우 125만원 상당의 맥북(MacBook)을 증정한다.
이와 함께 쉐보레 국내시장 도입 7주년을 맞아 콤보 할부 이용 시 최대 50만원을 할인해준다. 또 △입학 △졸업 △입사 △퇴직 △결혼 △이사 등 새 출발 고객에게는 30만원을 추가로 할인해주며, 5년 이상 된 노후차량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30만원이 중복 할인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임신 및 출산 가정을 대상으로 '러브 베이비 이벤트'를 시행하고 출산예정증명서 등을 제출하면 △아기 요람 △베이비 매트 △애착 인형 △아기욕조 등 총 10가지 상품으로 구성돼 있는 48만원 상당의 유아용품 패키지 쉐비 베이비 키트를 제공한다.
기아차는 K3 구입고객의 초기부담을 줄이고자 'K3 전무후무 구매 프로그램'을 새롭게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6개월 초기 납입금 부담을 없앤 '전무(前無)' △향후 재구매 시 이미 납입한 이자를 전부 돌려주는 '후무(後無)' 두 가지 혜택으로 구성된다.
앞서 올 뉴 크루즈는 출시 초기 기존 모델보다 200만원 정도 높아진 가격 때문에 아반떼나 K3를 따라잡기가 벅차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업계에선 올 뉴 크루즈가 차량 자체로는 경쟁력이 있지만 가격이 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상황.
더욱이 이 같은 우려는 한국GM 내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한국GM이 뒤늦게 올 뉴 크루즈의 성공을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마케팅의 일환으로 경품 이벤트 정도는 펼쳤던 적이 있지만 이번 한국GM의 대대적 판촉활동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한국GM이 신형 크루즈 판매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내수시장 전망이 지난해보다 좋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고, 이는 결국 국내 시장에서 밀릴 경우 한 해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때문에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이 경쟁모델의 잠재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들을 꺼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지나친 출혈경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미 국내 경차시장에서 양대산맥인 기아차 모닝과 한국GM 스파크의 과열경쟁이 점입가경인 상황이다. 두 브랜드는 1000만원대 경차의 마진율이 크지 않고, 또 전체 시장규모도 커지지 않는 상황임에도 치킨게임을 벌이곤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세단이나 다른 세그먼트의 경우 차종이 다양해 품질이나 디자인으로 승부를 볼 수 있지만, 경차의 경우 모델이 두 개밖에 없다 보니 선물공세를 퍼붓는 경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한국GM이 준중형 모델인 신형 크루즈를 상대로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감행했다는 것은 지난해 두드러진 성장 속에서도 그토록 염원하던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에 간발의 차로 실패했던 것이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분명한 것은 해당 세그먼트에서 주도권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보여지는 부분과 수익성 사이에서 중심 추를 어느 정도로 맞추는 게 최상의 선택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신형 크루즈는 내수시장에서 준중형, 중형, 소형 SUV 구매자까지 끌어들일 모델"이라며 "그만큼 신형 크루즈는 한국GM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 맡고 있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형 크루즈의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을 만회하고자 이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업현장에서 당초 기대만큼 초반반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본격 판매에 앞서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선점하기 위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