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3일 '술(酒)이 샘(泉) 솟는다'는 전설이 깃든 주천강(酒泉江)변 청정지역에 터를 잡은 국순당 횡성공장을 찾았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곳에 쌓인 순백의 눈이 운치를 더한다.
국순당은 지난 2004년 강원도 횡성 부지면적 14만4367㎡(약 4만3670평)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전통주 공장을 준공하면서 본사를 강원도 횡성으로 이전했다.
국순당 횡성공장은 하루 최대 70만병(375㎖) 이상 양산 가능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횡성지역 지하 300m 청정 암반수를 이용해 △백세주 △대박 △우국생 △옛날막걸리 古 △국순당 쌀막걸리 △국순당 쌀 바나나·복숭아·크림치즈 △아이싱 등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들 제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47개국에 수출돼 우리나라 전통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본격적인 공장 투어에 앞서 전통주 견학로인 '주향로(술 향기 가득한 길)'를 거닐었다. 전통주 관련 전시물과 공장 내부 생산라인까지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술병부터 누룩틀 등 술을 빚던 옛 도구, 전통 누룩 등 우리 술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과거 각 지역에서 생산된 전통주를 소개하는 전통주 지도는 우리나라 가양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야외에 전시된 옛 항아리 등이 볼거리를 더한다.
최영환 국순당 생산본부장은 "주향로의 특징은 견학로에서 첨단설비를 갖추고 전자동으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생산과정을 단계별로 견학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생산라인쪽 벽면을 유리로 시공, 위생적인 공장의 전 모습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2007년 전통주업계에서 첫 녹색기업으로 지정된 국순당 횡성공장은 원주지방환경청이 녹색기업으로 3회 연속 선정할 만큼 환경친화적인 공장으로 인정받았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누룩 냄새와 약재 향기가 코끝을 은은하게 자극한다. 국순당은 밥을 지어 쌀누룩을 만드는 기존 방식과 달리 생쌀을 불려서 갈아 자체개발한 개량 누룩과 효모를 넣어 막걸리를 만든다.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로 공장 내부를 잔뜩 메울 것이란 상상과는 달랐다. 전자동화된 설비로, 공장 시스템을 제어하고 살피는 둥 몇몇 직원들만이 간간이 눈에 띌 뿐이다. 실제 횡성공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100명가량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병에 이물질은 없는지, 품질을 검사하는 이들은 몇 달간 교육을 받은 직원들로 그간 갈고 닦은 숙련된 능력을 뽐낸다.
생산라인은 총 3개로 나뉘는데 각각 1분에 260병, 210병, 280병을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품목별 특징에 맞춰 재정비한 뒤 다양한 품목의 제품을 생산한다.
첫 번째 생산라인에서는 곧게 정렬된 대박 막걸리가 쏟아져 나왔다. 대박 막걸리의 유통기한은 10℃ 이하 냉장보관 시 30일이다. 국순당의 특허기술인 '발효제어기술'을 도입한 결과다.
발효제어기술은 생막걸리 안에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 밀봉한 채로 유통해도 페트병이 변형되지 않게 한 기술이다.
이 밖에도 국순당은 양조에 적합한 '설갱미'를 개발해 백세주 등에 이용하고 있다. 설갱미는 멥쌀의 일종으로 전분사이 공간이 많아 균의 서식과 발효에 적합하다.
12가지 재료와 설갱미를 원료로 한 백세주는 '생쌀발효법'으로 빚는데 이는 술이 완성될 때까지 높은 열을 가하지 않고 가루 낸 생쌀과 상온의 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주조법이다. 영양소 파괴가 적을 뿐만 아니라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을 다량 함유한다고.
한편, 국순당 횡성공장은 지난해 횡성공장에서 생산 중인 전체품목에 대한 HACCP(해썹)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해당 품목은 △탁주 △약주 △과실주 △일반증류주 △청주 △기타주류 총 6개 주종, 총 74개 품목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