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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153] 새내기 사회적기업, 건축사사무소 '따뜻한동행'

역량 있는 시니어인력 기반 취업약자에 일자리 제공…행복한 조직

이보배 기자 기자  2017.02.06 12: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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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상은 넓고 사회적기업도 많다. '동춘서커스단' '빅이슈코리아' '와우북페스티벌' 등을 거쳐 153번째 사회적기업으로 소개할 곳은 지난해 연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새내기 '따뜻한동행㈜'이다.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이 설립한 건축사사무소 '따뜻한동행㈜'의 첫 발걸음을 함께 딛어봤다.

건축사사무소 따뜻한동행㈜(대표 김경남)은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에서 출발했다. 따뜻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만든다는 설립 목적으로 2010년 탄생한 사회복지법인은 설립과 함께 장애인시설 개선을 주도하는 데 앞장섰다.

◆함께 만드는 따뜻한 세상

복지법인 설립 당시에는 건축사사무소를 따로 두지 않고 복지법인 내에서 사회복지시설 신축, 개보수 지원팀을 꾸려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소규모 장애인시설 및 장애인 가정의 쾌적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개보수 사업 지원이 그것이다.

이후 2013년 건축사사무소 따뜻한동행㈜이 정식으로 출범됐고,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신축, 개보수, 리모델링 사업 및 일반 건축 관련 프로젝트 등에 대한 건설사업관리(CM), 감리(CS), 컨설팅업무 및 건설 관련 수익활동을 병행하는 회사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따뜻한동행㈜은 오랜기간 동안 건설관련 분야에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60세 이상의 엄선된 시니어 기술자로 구성돼 '시니어 건축사사무소'라고도 불리지만 사회적기업에서는 새내기다.

김경남 따뜻한동행㈜ 대표는 "나이가 들어서도 건설 관련 분야에서 당당하고 즐겁게 일하면서, 안정된 일자리 창출 및 사회봉사와 좋은 일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직원을 늘리는 게 목표다. 현재 직원은 대표를 포함해 9명뿐이지만 올해 안으로 20명까지 직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직원의 80%가 60세를 넘었다. 하지만 궁극적인 채용 목표는 시니어인력에서 멈추지 않고 청년실업자, 경력단절여성 등 취업약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일반건축물 수주 확대 계획

김 대표에 따르면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개보수 예산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정 지원만 해주고 그 돈이 잘 쓰여 지고 있는지 즉, 시설물의 개보수 상태에 대해 살피는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따뜻한동행㈜ 대표를 맡고 보니 이 같은 복지 전달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고, 개보수에서 감리로 비즈니스를 넓히는 과정에서 이를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라고 생각했다고.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되면 이익의 70%를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하니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사의 효율성에 대한 확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적자를 내서는 안 된다. 기업이기 때문에 이익 창출이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 "2021년까지 매출 10억원 달성을 목표로 달려갈 계획이고, 이익을 내면 우리 비용으로 집을 고쳐주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와 올해 일반건축물 감리도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건축물도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기술·네트워크 지원 플랫폼 역할"

다음은 김경남 따뜻한동행㈜ 대표와의 일문일답. 

-따뜻한동행㈜의 탄생과 사회적기업에 선정된 배경이 궁금하다.
▲처음부터 사회적기업을 목표로 설립된 것은 아니다. 설립 목적에 부합하게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모회사인 한미글로벌이 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을 설립했고, 따뜻한동행에게 장애인을 돕자는 명제가 있던 차에 장애인 복지시설 개보수 지원을 2010년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기술자를 투입해 시설 개보수에 나서자는 마음으로 2013년 따뜻한동행㈜을 설립했고, 지난해 12월 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따뜻한동행㈜이 사회적기업으로서 추구하는 목표와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상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에 있었지만 나아가 하고자 하는 일은 소위 건설과 관련된 복지전달 체계가 재원만 대주는 것을 탈피해서 전문성을 깊이 있게 반영해 사회복지시설이 안전하고 값싸게 지어지도록 하는 데 있다.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행복하고 보람된 회사를 만들어주고 싶다.  

-고령자 일자리창출 이외에 따뜻한동행㈜이 생각하고 있는 사회적활동이나 사업이 있나.
▲사회적기업 일자리창출형으로 인증을 받았다. 고령자 일자리창출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고령자에 국한하지 않고 취업약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채용 목적이다. 청년실업자나 경력단절여성 등도 취업약자다.

우선은 일자리창출형으로만 운영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이라도 기업이므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익을 내면 개보수에 대한 활동뿐만 아니라 우리 비용으로 집을 고쳐주는 활동을 통해 사회서비스와 일자리창출 영역을 발전시키고 싶다. 또 장애인시설 개보수에서 멈추지 않고 일반건축물도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고, 올해부터는 직원을 늘리는 것과 함께 홍보 활동에도 노력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따뜻한동행을 통해 개보수한 사회복지시설이 얼마나 되는지, 또 건설 관리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한미글로벌 임직원이 연봉의 1%를 따뜻한동행에 기부해 복지법인이 운영되고, 이 중 일부가 장애인시설 개보수에 투입되고 있다. 2013년 따뜻한동행㈜ 설립 이후 153개 시설을 개보수했고, 그 중에서도 일반 가정처럼 그룹홈 형태의 장애인시설 위주로 공사를 진행했다.

-따뜻한동행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보람 있었던 사례가 있다면.
▲수원에 경동원이라는 사회복지법인이 있다. 경동원은 따뜻한동행㈜ 설립 전부터 한미글로벌이 봉사를 하던 곳인데 봉사활동을 진행하면서 시설 신축 소식을 듣고 처음부터 기술자들이 각 분야에 조언을 하고 계획을 잡아서 8개월에 걸쳐 공사를 끝냈다.

나아가 기부 업체를 찾아 연결해주기도 했는데 이런 점이 보람있다. 기술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경동원이 하고자 하는 일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기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