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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롤모델: 공감·경청하는 멋진…

김지연 코치 기자  2017.02.03 20: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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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롤모델(Role model)'이란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나 임무 따위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이나 모범'이라고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싶거나 해 나가는 과정에 닮아보고 싶고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상을 가진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힘이 될 것이다.

오래 전 나의 입사 첫 날이 떠오른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아침 일찍 부터 서둘러 출근하고 같이 일하게 될 부서직원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때 내 책상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선배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업무가 주어지기를 기다리며 우두커니 앉아 있다 보니 눈에 들어온 것이 앞에 걸려 있던 직원들의 전화 번호 리스트였다.

"저기요, 선배님 여기 있는 전화번호 리스트에 있는 이름들이 이 회사 직원 전부 인가요?"

"응 맞아! 근데 그건 서울 사무실의 직원들이야. 지방 공장의?직원 리스트는 따로 있지."

"여직원들의 이름이 많이 보이는데, 그럼 여성 직원 중에 가장 높은 직급을 가진 분이 누구신가요?"

뜬금없이 이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 중에 가장 직급이 높은 사람이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던 것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고 생각했는데, 그 선배의 대답이 떨어졌다.

"나야 !"

'그렇구나!' 가슴이 쿵하고 울리는 것 같았다. 바로 옆에 앉은 그 선배가 가장 높은 직급의 여직원이라는 거다. 순간 그런 분과 바로 옆에서 일하게 된 것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설렜고, 입사 첫날 내 나름 회사원으로서의 목표가 생긴 것 같았다.

"앞으로 열심히 일해서 나도 이 회사에서 대리가 되어야지!"

이후 근무하면서 바로 옆에서 지켜본 그 대리님은 단순한 직급 이상의 본보기로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나의 롤모델이 되었다.

숫자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꼼꼼한 일처리, 그리고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사내 외국인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대화. 또한 개인적인 관심으로 시작된 일본어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성장을 위해 항상 준비하며 이후 중국어에까지 도전하여 꾸준하게 공부하는 노력과 끈기가 감탄스러웠다. 그러면서도 새벽 수영을 통한 건강한 체형 관리까지도….

그때만 해도 결혼 후에는 대부분 직장을 그만 두던 시절이라, 결혼 후에도 육아를 병행하며 직장생활을 하는 그 선배는 대단한 존재였다. 덕분에 항상 상대를 배려하고 동료들의 고민과 걱정에 충분히 공감해주고 경청해 주는 멋진 선배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 볼 수 있었다.

그때 그렇게 나의 직장생활의 첫 목표이자 롤모델이었던 그 선배는 현재 외국계 기업의 임원으로 멋지게 성장하였고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나에게 있어서 가장 든든한 멘토이자 롤모델이다.

내가 진정한 코치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도, 뒤에 올 후배 누군가에게 그녀와 같은 롤모델이 되고 싶은 열망의 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김지연 코치 / (현) 코칭경영원 전문코치 / (전) 인비스타코리아 상무 / (전) 듀폰코리아 영업·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