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국내자동차 시장은 철옹성 같던 현대자동차(005380)의 벽이 무너지면서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 더해 현대차는 새해 1월 내수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9.5% 감소한 판매고를 올리는데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 번 무너진 뚝이라 걷잡을 수 없었던 것일까. 현대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형 그랜저를 제외하고 RV를 포함한 승용판매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차종의 경우 판매량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현대차에게 충격을 안겼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제 역할을 해줘야할 주력모델인 쏘나타나 아반떼가 동반부진해 삐걱거리고 있는 것"이라며 "RV의 경우 경쟁사나 수입 브랜드에 대체할 만한 선택권이 많아져 부진과 동시에 같은 식구인 기아차에게도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랜저도 겉으로 보기에는 성적이 선방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대차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출시와 동시에 택시용 모델 판매를 감행했던 만큼 현재보다는 앞으로의 판매 추세가 어떨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재도약하려면 내수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델들이 일단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는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주요 신차를 일제히 빠르게 등판시키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단 중책을 맡은 모델은 쏘나타다. 쏘나타는 현대차의 간판이자 국내 단일 차종 기준 최장수 브랜드로 30년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 모델이지만, 최근 들어 '국민 중형차'라는 명성은 온데간데없다.
이에 현대차는 르노삼성 SM6와 한국GM 말리부의 등장 탓에 명성이 예전만 못한 쏘나타의 신형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판매량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무게감을 되찾는다는 밑그림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다음 달 선보일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은 지난 2014년 출시된 LF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전면부는 신형 그랜저와 신형 i30에 적용된 캐스케이딩 그릴로 변경되고, 최첨단 안전사양이 일부 적용될 것이라는 전언이 나온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첫 출시 이후 3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신형 모델 역시 출시일을 앞당겨 친환경차시장 선점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4월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경우 당초 신형 그랜저의 신차효과를 최대한 누린 후 상반기 말에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진 탓에 출시를 최대한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현대차는 또 황금시장으로 불렸지만 나홀로 소외됐던 소형 SUV시장에 현대차가 비장의 무기 삼은 모델도 오는 5월 말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국산 최초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의 마지막 라인업을 장식할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전략 차종의 라인업 강화, 새로운 차급의 신차 출시 등을 통해 고객 니즈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오닉 라인업 완성과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통해 친환경차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형 SUV와 쏘나타, 그리고 상승세를 타는 그랜저를 통한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이를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신차 출시 외에도 고객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국내영업본부 내 '영업전략실'을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설된 영업전략실은 기존 국내영업본부 내 커뮤니케이션실과 마케팅실의 기능을 통합한 조직"이라며 "국내 소비자의 의견을 잘 반영해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