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진 기자 기자 2017.02.03 16:28:11
[프라임경제] 'K-뷰티'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이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우려와 달리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계열사의 국내외 성장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냈고, LG생활건강은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박자를 갖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위기 속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화장품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굳건한 1위 AP? 4분기 초점 맞춰보니 LG 강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8.3% 성장한 6조6976억원, 영업이익은 18.5% 신장한 1조828억원이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0.4% 늘어 8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 5조6454억원, 영업이익 8481억원으로 각각 18%, 10% 뛰었다. 차별화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국내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12%, 6% 증가해 4조5억원, 6776억원을 시현했다. 글로벌 사업은 매출 1조6968억원, 영업이익 2105억원으로 각각 35%, 32% 증가했다.
또 이니스프리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과 제주 헤리티지 상품 출시 등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매출 7679억원, 영업이익 1965억원으로 각각 30%, 56% 개선세를 보였다.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의 추격도 무섭다. LG생활건강의 매출이 올해 처음 6조원을 넘어서며 아모레퍼시픽과의 격차를 줄인 것. 지난해 LG생활건강은 매출 6조941억원, 영업이익 8809억원을 올려 각각 14.4%, 28.8%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23.1% 늘어난 5792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냈다.
특히 궁중한방 화장품 '후'는 연매출 1조2000억원의 실적으로 출시 14년 만에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최초 1조 매출을 달성하며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후가 LG생활건강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에 정도다.
그러나 4분기만 놓고 봤을 땐 상황이 역전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분기 치약 사태 악재로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7.2% 감소한 1022억원이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 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성장해 1조4573억원, 영업이익은 20.7% 급증하며 1779억원을 찍었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측은 "다양한 대내외 변수들로 시장이 어려웠지만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매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며 "위기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성장세 계속…중국발 악재·내수 경기 악화 걸림돌
화장품 산업은 지난해 높은 성장을 이어왔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성장 추세는 이어지더라도 성장폭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
먼저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중국 내에서 K-뷰티시장은 흔히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불리며 고공행진을 이어왔으나 각종 악재 탓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울러 최근 중국이 한국 화장품의 가격을 인하하면서 판매량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설화수 브랜드 327개 제품의 중국 판매 가격을 3~30%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 더해 중국인 관광객 축소로 인해 증권가에서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HMC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LG생활건강 매출 중 면세점 채널 비중, 중국시장 의존도 등 대중국 의존도는 22.5%에 이른다"며 "약해지는 중국 효과를 고려해 화장품 부문 성장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시장 전역과 동남아시아 시장 강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은 에뛰드를 선봉으로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중동시장 전역을 공략할 방침을 내놨다. 아울러 싱가포르에 'R&I 센터'를 바탕으로 아세안 지역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 역시 후, 숨 등 프리미엄 화장품을 중심으로 중화권을 비롯한 해외 사업 정책을 활발히 전개한다.
그러나 중국 사드 보복 우려뿐 아니라 내수 경기 악화도 화장품 산업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내수 부진 여파로 이익 성장성이 정체된다는 이유를 들어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비해 30%가량 저조한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매출 7조3673억원, 영업이익 1조1911억원을 제시했으며 LG생활건강은 매출 6조5200억원, 영업이익 94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