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주항공이 이달 28일까지 제주에 있는 항공권 예약 콜센터를 폐쇄하고 서울지역 콜센터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이전으로 권고사직을 통보받은 제주지역 콜센터 직원들은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항공 콜센터는 전화를 통한 항공권을 발권하고 예약 취소를 하는 곳으로 제주항공은 이 콜센터를 외주업체에 맡겨 운영 중이다. 외주업체는 이번 이전에 대해 사용사인 제주항공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서울에서 근무를 원하는 직원에게는 주거비를 지원하고, 제주에서 근무를 원하는 직원에게는 협력업체에 재취업을 알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직원들 대부분이 제주에 거주하는 30~40대 주부로 근무지를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콜센터 인력 자체가 부족해 전화상담서비스에 고객들의 불만이 많아 인력을 늘릴 방안을 찾다 보니 이전을 결정하게 됐다"며 "어쩔 수 없이 회사가 이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직원들은 제주항공이 제주도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비난하면서 맞서는 중이다.
한 직원은 "제주항공은 제주도가 50억원을 출자해 애경과 공동 설립한 기업인데 제주도는 왜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느냐"며 제주도의 무책임함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본부가 제주항공 콜센터 이전을 중재하기 위해 지난 1일 제주항공 서울 본사를 직접 방문해 제주예약센터 폐쇄 철회를 공식 요청했지만, 별다른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제주도는 MICE(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산업 육성, 마케팅 전략변화 등 관광산업에 사업비 834억원을 투자한다. 또 신산업분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15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제주도가 이같이 관광산업, 신산업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만 몰두하면서 30~40대 주부와 같은 경력단절여성은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광주, 대전 등 각 지자체는 지역 내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콜센터 유치에 힘쓰고 있다. 광주는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 상담사 힐링캠프를 추진하는 등 상담사 힐링사업 및 지역 고객센터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대전은 대전시에 콜센터를 유치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제주도와 제주도 내 기업들은 다른 업종 대비 많은 고용창출이 가능한 콜센터 업계 발전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