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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도웅 HTC 부사장 "'VR' 시각 넘어 오감만족 시대"

'한국' 시장 가치보다 새로운 사업 검증·완성해 갈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

김경태 기자 기자  2017.02.02 15: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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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구글, 오큘러스, 삼성전자, HTC, 소니 등 다수의 IT기업들이 다양한 가상현실(VR) 관련 디바이스를 출시하며 VR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HTC의 바이브는 가격경쟁력과 함께 룸스케일 트랙킹으로 개발자·유저의 관심을 끌며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이에 김도웅 HTC 글로벌 온라인부문 총괄 부사장을 만나 바이브의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슈퍼데이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현실 디바이스는 구글의 카드보드와 데이드림, 삼성의 기어 VR 등 스마트폰을 활용해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모바일 기반 디바이스가 전체 시장의 98% 이상을 차지해 시장을 주도했다. 

이런 가운데 보다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고성능 PC와 콘솔게임 기반의 디바이스가 등장하며 VR 업계가 변화하는 추세다. 

김도웅 부사장은 "2016년은 VR 산업의 원년이라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역시 VR 산업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현재의 VR 산업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착이 되기까지는 계속해서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VR 산업의 태동은 오큘러스 였다. 이후  HTC '바이브'와 소니 VR이 가세하면서 VR 시장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바이브는 '스팀'을 통해 디지털다운로드 시장을 섭렵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게임사 중 한 곳인 미국의 Valve(밸브)와 공동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현존하는 가장 완벽하고 탁월한 룸 스케일 트랙킹을 지원한다는 점이 오큘러스, 소니와 다른 점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브는 VR방 등 B2B 사업을 공식적으로 허용, 지원하고 있으며 밸브사의 스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액티브 유저 1억2500만, 2017년 1월 기준 동시접속 유저수 1200만명의 사용자 층과 풍부한 게임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바이브의 가장 큰 장점은 '룸 스케일'이 독보적이라고 말한다. 

"룸 스케일은 '액티브'와 '패시브'로 나눌 수 있는데 '패시브'는 유저가 한 곳에 고정된 상태에서 360도의 화면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라면 '액티브'는 룸 안에서 유저가 직접 움직이며 시점을 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움직임 자체까지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카메라로 유저를 인식하느냐 아니면 레이저로 인식하느냐의 문제인데, 바이브는 레이저 인식으로 공간 안에서 유저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어요."

◆VR방 롤모델 '한국'…판매 수량보다 인프라 확보

VR시장에서 가장 이슈로 떠오르는 화두는 바로 'VR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VR방'이 어느 곳에서나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PC방이 처음 도입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에 이용을 했지만 현재는 PC방에서 게임이나 웹서핑을 즐기기보다는 하나의 숙소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한국은 체인점이 자리를 잡고 있어 VR방을 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환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VR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VR기기를 비롯한 PC, 공간, 주변 디바이스까지 개인이 갖추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유저들의 기대 수준을 만족하는 것이 쉽지 않죠. 이런 유저들의 기대 수준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VR방입니다. 특히 한국은 유저들이 서비스를 즐기는 데 지갑을 여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VR방을 찾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VR방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HTC는 VR 생태계 자체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Vive-X Accelerator 프로그램과 전 세계 주요 VC(볼런터리 체인)들과 제휴를 통한 VR사업에 공동으로 투자 기회 발굴·검토 및 투자를 진행하는 VRVCA(VR Venture Capital Assosiation )를 13조원 규모로 조성해 운영 중이다. 

VRVCA는 베이징, 샌프란시스코, 상하이, 타이베이에서 데모데이를 진행하고, VR 스타트업이 VC에게 투자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망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바이브 스튜디오', VR방 서비스를 위한 토털 턴키 솔루션인 '바이브 랜드', 바이브 어플 스토어인 '바이브 포트' 등 다양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김 부사장은 "VR 보급을 위해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 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바이브가 정식으로 한국에서 인증받은 만큼 VR생태계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R 진화·발전 이제 시작된 ING 과정

초기 스마트폰이 출시 됐을 때 언제나 스마트폰의 원년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왔다. 이렇게 발전하며 현재의 수준에 오기까지 15년 이상이 소요됐으며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발전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VR 산업 역시 스마트폰과 같이 계속해서 발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VR은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나머지 감각에 대한 가상 현실화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융복합화도 빠르게 상용화 될 겁니다. 무엇보다 더 뛰어난 다양한 기기의 가격 하락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고, 이는 B2C시장의 본격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죠. VR의 진화·발전은 이제 겨우 시작된 ING 과정입니다. 가상현실은 오감이 모두 실제처럼 총체적으로 구현됐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단계라고 볼 때 현재는 오로지 시각적 체감도를 높이는 데 집중돼 있는데 오감 만족으로 흘러갈 겁니다."

끝으로 김 부사장은 VR 시장의 절대 강자는 현재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VR은 CPDN(콘텐츠, 플랫폼, 하드웨어, 네트워크)의 고른 균형 발전이 필요한데 현재는 플랫폼과 디바이스 부분 외 대형플레이어들이 들어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콘텐츠 창업 관련 기회가 VR에 집중돼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죠. 다만 아직 초기 시장이 작고 많은 부분이 분열된 시장이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