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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점유율 재도전 한국GM, 문제는 올란도·캡티바

'스파크·말리부' 특정 모델 의존도↑…"크루즈·볼트 EV 가세"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2.02 1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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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GM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 환경이 어려웠음에도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전년대비 13.8% 증가한 18만275대를 판매했다. 이는 2002년 법인 설립 이후 최고 실적이다.

이 같은 견실한 실적은 경차 스파크와 중형 세단 말리부 덕분이다. 지난해 스파크는 7만8035대, 말리부는 3만6658대 판매됐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32.3%, 123.8% 급증한 판매량이다.

그럼에도 한국GM은 지난해 그토록 염원하던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에는 실패했다. 약 9.9%에 머물면서 간발의 차로 점유율 10% 달성이 좌절된 것.

한국GM은 이와 관련해 내수점유율 두 자릿수 목표에는 수치적으로 약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최선을 다했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는 자평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GM은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했고, 점유율도 2008년 이후로 가장 높았다"라며 "유난히 힘들었던 내수시장을 고려했을 때 한국GM의 성장은 두드러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은 올해 판매목표를 2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동시에 다시 한 번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을 지상과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우선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특정 모델에 대한 판매의존도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GM의 성장원동력은 앞서 언급한 대로 스파크와 말리부다. 이외에 다른 모델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

특히 RV 판매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한국GM의 승용 모델은 전년대비 32.1% 증가한 반면, RV 모델은 27.5% 감소했다.

물론, 국내 소형 SUV시장을 개척한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 지난해 전년대비 9.9%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162% 증가한 1436대가 판매되는 등 자신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다. 

문제는 캡티바와 올란도다. 먼저, 쉐보레 RV 라인업을 대표하는 캡티바는 지난해 3월 신형 모델을 선보였지만 신차효과는커녕 지난해 전년대비 67% 감소한 2809대가 판매되는 등 한국GM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속되는 부진 때문에 "캡티바 후속모델은 국내가 아닌 북미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판매하기로 했다"는 설이 나온 것은 물론, 쉐보레 에퀴녹스라는 구체적인 후보도 거론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캡티바가 부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캡티바를 단종하거나 후속모델 수입판매 혹은 에퀴녹스로 대체할 계획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캡티바의 지난 1월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캡티바는 한국GM 측 설명대로 지난 1월 전년동월 대비 8550% 증가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캡티바의 지난해 1월 판매량이 단 2대에 그쳤기에 가능했던 증가율이다.

이와 함께 '단종위기' 논란과 붙어 다니고 있는 올란도 역시 지난해 전년대비 34.6% 감소한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지난 1월에도 전년동월 대비 10% 감소했다. 

아울러 올란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단종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중 올란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GM 측은 현시점에서 올란도의 단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다양해진 SUV 모델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부분이 자사 RV 라인업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판매가 부진하다고 해서 현재 해당 모델들에 대한 판매중단이나 단종을 고려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도 내수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준중형, 그리고 중형 및 소형 SUV 구매자까지 끌어들일 신형 크루즈와 시장의 판을 바꿀 게임체인저 순수 전기자동차 볼트 EV가 가세하는 만큼 점유율 두 자릿수 달성은 물론,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과를 이룰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