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에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2011년 4분기 이후 꼭 5년 만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두 달 만에 단종된 갤럭시노트7 사태 때문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이날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7750만대로 시장 점유율은 17.7%에 그쳤다.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783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7.8%를 기록했다.
0.1% 차이로 애플이 글로벌 판매량 1위로 등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 애플을 추월한 후 19분기 동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업계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한 일시적 사태며, 올해 1분기부터 다시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 0.1% 차이이며, 연 단위로 보면 아직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넘버원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이 같은 의견에는 동의한다. 갤럭시노트7 사태 전인 지난해 3분기에는 삼성전자 20.1%, 애플 12.1%로 상당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게 그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삼성전자가 돌아선 '팬심'을 고려하지 않는 듯한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혁신적인 제품을 들고 나오면 돌아선 팬심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는지도 모르겠다.
전자 업계를 출입한다는 이유로 지인들에게 종종 스마트폰 추천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 때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조사의 최신 스마트폰을 추천하곤 했다. 손에 익은 기기의 사용자경험(UX)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과거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인들에게 '다음 달에 차기작이 나오니 한 달만 기다려봐'라고 조언하면, 사용상 문제가 있더라도 참고 기다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제 삼성 폰 안 쓰려고…'라는 답변이 의외로 많이 들려온다.
문제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의 시작과 끝, 그리고 돌아선 소비자들의 팬심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24일 최초 발화 보고와 10월12일 리콜 후 첫 발화 보고가 들어오자 이를 은폐·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리콜 후 첫 발화 보고 당시 '외부 충격에 의한 발화'로 단정하며 블랙컨슈머로 몰아가기도 했다. 전혀 고객을 생각하지 않은 행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라는 카피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기작 출시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첫 단계가 갤럭시노트7 지우기였다. 이를 위해 제돈 주고 구입한 소비자들의 동의 없이 기기 배터리를 60%로 제한했다.
여기까지는 발화의 위험에서 고객을 지키기 위해 약간의 불편함을 줘 교환을 독려하려는 취지라 믿었다. 60%는 불편하지만 사용은 할 수 있는 정도기 때문이다. 또 이번 제한으로 발화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러한 믿음을 갖는 데 한몫했다.
문제는 2차 배터리 제한이다. 60%로 제한한 기종에서 더 이상 발화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삼성전자는 '고객 안전을 위한다'며 배터리를 15%로 제한했다.
고객을 위한 교체인지 기업의 이익을 위함인지 모르겠다. '빨리 노트7 사태 접고 차기작 준비해야 하니 얼른 교환해'라는 메시지로 들리기도 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암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 시 보여준 행보'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연루된 430억원대 뇌물공여 혐의'로 국민들의 삼성에 대한 반발은 극에 달해 있다.
이번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 변동을 교훈 삼아 삼성은 지나간 일을 잘 돌이켜보길 바란다.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일지 모른다.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발표로 신뢰를 회복하는 '하드웨어적 변화'가 아닌,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 고객을 위한 행보로 신뢰를 회복하는 '시스템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