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전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를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떨어진 낙엽 사이로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걷는 뒷모습이 짠한 감동을 줬는데요.
따로 시간을 내서 산책할 일이 없는 기자에게 산책의 여유로움보다 저렇게 남편과 함께 늙고 싶다는 아련함을 전해준 그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반면 도시에서의 삶은 어떤가요. 도로를 꽉 채운 자동차와 높은 건물,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도시의 풍경은 삭막하기만 합니다.
빠름만 강조하는 사회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는 2013년부터 '걷는 도시, 서울'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는 '서울로 7017'과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장하고 다시 찾고 싶은 서울로 도약할 예정입니다.
먼저 오는 4월22일 새로운 보행네트워크인 '서울로 7017'이 개장합니다. 서울시는 서울역 일대 만리동, 회현동 등 '서울로 7017' 일대 1.7㎢ 공간을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하고, 보행자전용길을 포함한 '서울로 7017 보행특구'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보행특구'란 걷는 즐거움과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있으서도 보행량이 많은 지역을 일컫는 개념으로, 보행도시로 가기 위한 시의 의지를 담아 '서울로 7017'에 처음 적용했습니다.
'서울로 7017 보행특구'에는 5개의 '서울로 7017' 도보여행길(가칭)을 조성해 일대의 역사문화, 공원, 관광특구 등과 연계시킬 계획입니다.
총 8.1㎞에 이르는 5개 도보여행길은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있는 '중림만리길(노선1, 가칭)'부터 도심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길들로 구성 되는데요.
아울러 '서울로 7017'로 접근할 수 있는 17개 연결구간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인근 보도와 지하철역, 버스 정류소로부터의 이동 안내도 확충해 보행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을 계기로 '종로 보행특구'가 열립니다. 종로 2.8㎞ 구간의 보도폭 확장, 보행지장물 정비, 횡단보도 추가를 통해 걷기 좋은 보행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인데요.
시는 종로 동서 보행축과 연계해 창덕궁에서 세운상가, 남산까지 이어지는 남북 보행축을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되면 종로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올해는 종로 남쪽으로 '다시세운광장'을 지나 세운~청계~대림상가까지 공중보행교, 보행데크 등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행환경이 열악한 주요 명소 사이를 연결하는 이면도로, 특히 인사동4길, 삼일대로30길을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하고 색상과 디자인을 활용한 개선으로 보행자가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보행환경이 낙후된 탑골공원 주변로인 '락희거리'의 보행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5호선 종로3가역에서 돈화문로로 이어지는 돈화문로11길의 보도폭 확장과 소규모 공연장 조성도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는 종로 거리의 특성을 살린 6개 '보행 나들이 코스'도 함께 개발해 볼거리가 있는 즐거운 종로 거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한편, 서울시는 '걷는 도시, 서울'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교통영향평가에서 보행 관련 항목도 보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교통영향평가는 대규모 개발사업 시행 시 주변 지역 차량 소통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기 때문에 보행 분야의 검토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인데요.
주요 내용은 보행분야 조사 범위를 차량과 별도 명시하고, 조사항목, 분석내용 등을 구체화하는 등 보행개선사업을 도출하기 위한 실질적인 항목 정비입니다.
보행평가권역을 사업지 경계선에서 보행 영향권 이내로 규정해 인근 교차로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차량의 분석범위와 분리했고, 보행이용시설·유효보도폭원의 연속성·횡단보도·보행경로 등 보행 환경 조사항목도 세분화해 구체적인 개선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