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자동차가 '스팅어(Stinger)'를 시작으로 고급화 추구 전략을 밀어붙이자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스팅어에 별도 엠블럼을 부착하는 동시에 새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을 추진한다.
1일 기아차 등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 상반기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독자 엠블럼을 붙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부전략에 따라 새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 검토를 진행 중이며 출범여부는 내달께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스팅어는 출시 직전까지 K8이라는 모델명으로 알려졌지만, K시리즈 대신 별도의 차명인 스팅어가 붙여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스팅어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계획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는 상황.
이에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가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인 만큼 독자 엠블럼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새 라인업을 구성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일 계획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스팅어를 앞세워 자사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로 고급화를 추구하는 기아차의 전략은 뛰어난 상품성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도 시장에서 K7보다 한 급 위 정도로 저평가를 받으면서 고전하는 K9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업계도 '제네시스 및 에쿠스 못지않은 상품성을 갖춘 플래그십 모델인 K9이 처한 위기상황을 반영해 K8이 아닌 스팅어로 명명한 듯하다'는 반응이다.
기아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5년 11월 전 세계 고급차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던 것처럼 별도의 브랜드로 출범할지, 아니면 엠블럼 정도만 새로 디자인해 차별화할지 구체적으로 알져진 것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스팅어가 독자 엠블럼을 다는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론칭했던 것과 달리 과거 현대차가 현대라는 큰 틀 안에서 제네시스 엠블럼을 달았던 행보와 유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업계에서 전망하는 것처럼 장기적으로 보면 기아차만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스팅어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팅어의 탄생이 향후 제네시스에 이어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기아차는 앞서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한 직후 △에센시스(Esencis) △에센투스(Esentus) △에센서스(Esensus), 총 3개 브랜드를 특허청에 출원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에센서스를 제외한 나머지 2개 브랜드의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그러나 기아차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기아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이 또다시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와 직간접적으로 비교되면서 자칫 현재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급모델 간 '제 살 깎기' 경쟁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범한다 하더라도 결국은 제네시스 플랫폼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프리미엄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제네시스와 같은 브랜드 도입은 분명 필요하지만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다면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현대차의 동생 이미지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덧붙여 "제네시스를 독립시킨 이후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이 된 아슬란이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으려면 기아차의 경우 조금 더 시간을 두더라도 차량 성능과 기술, 브랜드 역량 등 여러 면에서 고민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