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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의 혀끝에 척] 이냉치냉 '빙수'로 겨울나기

특허 낸 빙수까지…국내 빙수시장 규모 '쑥쑥'

하영인 기자 기자  2017.01.31 16: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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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를 포함해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을 이유여하 막론하고 집중탐구해본다.

새하얀 눈을 그대로 그릇에 퍼 담은 듯, 이가 시릴 만큼 시원한 빙수(氷水)를 한입.

곧 따뜻한 혀 위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필자는 얼음알갱이가 씹히는 빙수보다는 부드러운 우유빙수를 선호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얼음 빙수가 좋다면 A전문점, 우유빙수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면 B전문점을 찾아가라. 수많은 카페에서 빙수를 취급하고 빙수 전문점 또한 즐비하니 이 얼마나 새하얗게 아름다운 세상 아니겠는가.

비성수기인 겨울에도 빙수가 생각나는 이는 필자뿐만이 아니리라. 얼마 전 들른 B전문점을 보아하니 인기는 여전하드랍디다. 

◆일본 '얼음팥'을 개량한 팥빙수 

빙수는 얼음을 잘게 부숴 갈고 당밀 또는 설탕과 감미료를 섞은 얼음과자로, 문화어로는 '단얼음'을 뜻한다. 

빙수의 주재료 얼음은 과거 천연 얼음이었지만, 인조 얼음이 생산되고 양질의 감미료가 개발되면서 많은 이가 사시사철 접할 수 있게 됐다.

빙수의 유래는 기원전 3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설은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를 점령할 때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다. 더위와 피로에 지쳐 쓰러진 병사들을 위해 높은 산에 쌓인 눈에다가 꿀과 과일즙 등을 넣어 먹게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서빙고(西氷庫)의 얼음을 관원(官員)들에게 나눠 주자 얼음을 받은 관원들이 이것을 잘게 부숴 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사실 우리가 지금 먹는 팥빙수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 아니다. 잘게 부순 얼음 위에 차게 식힌 단팥을 얹어 먹는 한국의 팥빙수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얼음팥(氷あずき)'이 전래돼 개량된 것이다. 

우리 빙수에 항상 빠지지 않는 연유가 추가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과 함께 우유가 들어온 이후다. 

오늘날에는 이외에도 과일·커피·녹차빙수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수많은 종류의 빙수가 우리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한국 전통 뽐낼 빙수 대령이요"

세계 각국에는 저마다 특징을 담은 빙수가 존재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는 땅콩을 얹은 '아이스까장' 빙수, 필리핀에는 망고가 필수로 들어간 다양한 필리핀산 과일을 담은 '할로할로' 빙수, 이탈리아에는 간 얼음 위에 여러 과일에다 샴페인이나 와인을 넣고 간 '그라니타' 빙수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세계 3대 빙수 망고빙수로 유명한 대만의 '아이스몬스터'는 '세계 10대 디저트'로 선정됐다고 한다.

이외에도 대만의 누들 시리즈 '녹차 누들 빙수' '바나나 누들 빙수'는 젓가락으로도 먹을 수 있는 이색적인 빙수로 꼽힌다.

우리나라 역시 전통을 담은 고유의 빙수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빙수시장 규모는 3000억원대로 성장했으며 특허청에 등록된 메뉴까지 존재한다.

한국의 전통을 세계에 알리려는 목적으로 필리핀 생망고와 우리나라 전통 궁중 대표 음식인 신선로를 활용한 '망고홀릭'이 그 주인공이다. 또한, 식판에 담겨 나오는 짜장 빙수, 비빔밥 빙수 등 맛과 재미를 더한 이색 빙수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빙수는 기본적으로 당분과 지방이 압도적으로 많은 식품이다. 당분이 우리 몸에 많이 들어올 경우 배부름을 억제해 평소 먹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으니 이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물론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 그만큼 커지는 일이다.

몇 년 전 불거진 빙수 위생 문제로 빙수를 기피하게 된 이라면 집에서 빙수기 없이 만드는 제조법을 실천해보시라. 

오늘 당신의 위까지 시리게 할 빙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