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소시장이나 다름없는 예선업계에서 한국가스공사가 비판의 중심에 섰다. 가뜩이나 '슈퍼갑'이라는 구조 속에 한국가스공사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예선업협동조합 측에서 향후 가스공사의 대처에 따라 전국 항만의 예선배정을 중단한다는 강경책까지 언급하자 물류재앙 우려도 나온다.
논란은 가스공사가 전용예선사 선정 절차를 밟으면서 불거졌다. 가스공사는 최근 △대한해운 △팬오션 △현대상선 △SK해운 △현대LNG해운 △H-Line해운, 6개사로 구성된 '국적LNG운영선사위원회'를 앞세워 인천·평택 LNG기지 선박에 대한 전용예선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 중 입찰 대상자를 인천지역 등록업체에서 전국 업체로 확대하는 와중에 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항만마다 예선업을 별도 등록토록 하는 현행법에 반하는 행위라는 인천지역 협동조합의 주장과 이미 법원에서 합법적이라는 결과를 받았다는 가스공사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실제 이달 3일 서울지방법원이 해당 논점에 대해 현재 전국적으로 입찰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기존 등록제 취지에 부합하므로 선박입출항법 위반사항이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가스공사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에 가스공사 측은 협동조합이 지난 20년간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신규 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방해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14년 감사원이 일부 예선업체가 과다한 수익을 거둔다고 지적한 바 있어 그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 방안으로 이번 공개경쟁입찰을 도입했다는 것.
아울러 공사는 해당 계약과 상관이 없으며, LNG원료비와 직접 관계가 있는 예선 요율의 산정에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가스공사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예선업자들은 전국을 다 합쳐도 전체 시장 규모가 3500억원에 불과한 예선업계는 고작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영세한 중소기업들일 뿐이라며 독점이 불가능하다고 맞선다. 연 300억원의 예선료를 지불하는 가스공사의 영향력은 업계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하소연도 뒤따른다.
한편, 최근 가스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6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우수(2등급)'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보통' 이하 등급을 받았던 2014년에 비해 반부패 정도가 크게 향상됐으며, 정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반부패·청렴 정책을 수립하고 권익위와 함께 부패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등 사장부터 전 임직원까지 합심해 다양한 실천을 진행한 결과라는 게 가스공사 측의 자평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정감사부터 여러 사건들을 통해 지적된 사항들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특히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가스공사의 경영 부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민간업체의 진입이 불가능한 시장에서 가스공사는 부채가 누적됐음에도 직원들에게 상여 및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하지만 후에 적자를 이유로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일반 국민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따라야만 하는 구조다.
이찬열 의원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설명한 자료를 보면 가스공사는 2015년 기준 32조3000억원 이상의 부채를 기록하며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같은 해 지급된 각 직급별 평균 성과급은 1급이 3627만원에 달했으며, 2급이 3125만원, 3급도 1151만원이었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 에너지 개발 정책에 따라 국내 가스업계에게도 미국산 원자재 수입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면서 업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내 사용처를 가스공사가 독점해 시장 자체가 막힌 상황에서 수입 물량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 도시가스시장을 장악하고 연매출 20조원 이상,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가볍게 기록하는 한국가스공사가 진짜 독점에는 침묵하면서 소규모 수요업계를 방패로 '갑질'을 벌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