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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치솟는 물가…'알뜰주유소'가 기름값 대안?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1.26 11: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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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얼마 전 퇴근길에 우유를 사기 위해 마트에 잠깐 들렀는데요. 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마트 안은 사람이 거의 없고 한산했습니다. 예쁘게 포장된 설 선물들이 가득 진열돼 있었지만 고작 몇 명만이 관심을 보이다가 그나마도 사지 않고 지나쳐 갔습니다.

명절 때 식료품 물가가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물가는 '해도 해도 너무한' 수준이라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죠. 한 통계에 따르면 6개월 사이 대부분 식료품의 물가가 10% 넘게 올랐다고 합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주류·유제품·라면 등의 가격 인상이 돋보입니다.

이에 더해 조류독감 사태로 달걀 가격이 훌쩍 뛰어올랐고, 배추·무 등 채소는 평소보다 두 배까지 가격이 올라갔다고 하니 서민으로서는 즐겁게 설 연휴를 보내려다가 오히려 영수증을 보고 한숨만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각 지자체들도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는데요. 정부는 지난 19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동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식료품 등과 함께 공공요금 및 석유·통신요금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도시가스요금은 동결시키고 주택용 누진제 개편 이후 전기요금 부담 증가도 잡아두기로 한 것이죠.

그런데 이 자리에서 "경쟁에 제한된 석유, 통신시장의 경우 알뜰주유소와 알뜰폰 운영을 효율화해 경쟁 확대를 통한 소비자 부담 완화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치솟는 석유요금에 대한 대응책으로 알뜰주유소에 대한 언급이 나와 관계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실패한 정책'으로 손꼽히는 알뜰주유소를 언급한 것이 정부가 얼마나 현실에 관심이 없는지 알려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죠.

알뜰주유소는 주유 셀프화와 사은품 미지급 등 기타 부대서비스를 없애 운영비용을 낮춘 주유소를 말하는데요. 지난 2014년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에서 대량으로 공동구매해 시중 브랜드 주유소보다 리터당 70~100원가량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홍보하며 야심차게 뚜껑을 열었지만, 실제로는 실망이 더 컸던 정책이었죠.

정유업계에서는 정부와 공기업이 나서 시장에 개입함으로써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실제 소비자들은 알뜰주유소가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알뜰주유소와 브랜드 주유소 사이 가격 차이가 그다지 크게 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런 비판을 받아들여 정부는 앞으로 알뜰주유소의 공동구매물량을 확대하고 의무구매물량을 준수한 주유소에 대해 가격을 할인해 주는 식으로 석유 공급가를 더 인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고유가 기조에서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거라는 알뜰주유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