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돌연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탄핵 정국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과 단독 인터뷰한 내용이 25일 밤 전격적으로 공개됐다. 이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현재 논란 상황에 대해 △돈을 개인적으로 챙긴 바는 없으며 △각종 재단 설립 논란 역시 국가적인 이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기밀 유출 논란의 경우도 그 정도의 조언을 받는 경우를 문제 삼기는 어려우며 유출 내용이 있다 해도 경미해 탄핵 논란 등이 불거질 게 아니라는 견해를 내놨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제대로 된 탄핵 사유가 있느냐는 항변으로,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오래 전부터 누군가가 기획하고 관리한 것 같다"고 일종의 '음모론'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일단 야권에서는 외형상 담대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보이나, 속내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경미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을 즉각 내놨다. 25일 논평은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하고 치졸하게 실행해온 것은 바로 국정농단과 헌정유린"이라고 반발하면서 "혹세무민하는 음모론을 편다고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속아 넘어갈 것 같냐"고 질타했다.
이번 인터뷰 시도가 탄핵 기각을 이끌어낼 정도로 강력한 '한 방'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정초에 기습적으로 한 기자간담회에 이어 또 다른 반격을 시도한 점은 현재 특검 수사와 탄핵 절차 진행 과정에서 증인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증거 보강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나름의 의미있는 행동이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반격하기 나쁘지 않은 타이밍에서 아직 남은 지지층을 결집, 적어도 탄핵 이후를 준비할 정치적 자산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풀이다.
아울러 논쟁을 격화시킴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둘러싼 정국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안에서도 선거법상 중립의무 위반이지만 사안이 경미하다 해서 자리를 유지한 바 있는데, 이 경우에도 정치적으로 여야가 갈려 대단히 혼란스러운 대결 구도가 임기 내내 형성된 바 있었다.
적어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시도를 할 가치가 전혀 없지 않은 인터뷰였던 셈이다. 일간베스트 등 극보수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네티즌들이 박 대통령 동정론과 탄핵 반대 여론을 집결하고 있다.
야권 및 헌법재판소, 특검으로서는 인터뷰 여파로 적잖은 고생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