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SM6와 QM6 '돌풍'을 일으킨 르노삼성은 '목표 초과달성'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히 일시적 신차 효과에 불과하며 오히려 불안요소로 대내외적 장기 부진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내수 12만대·수출 14만대 등 생산기준 27만대를 달성할 계획"이라며 "이는 역대 최고 판매실적 경신 목표"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내수시장에서 기록한 판매량은 11만1101대다. 이는 전년대비 38.8% 늘어난 수치로, 상반기 출격을 앞둔 해치백 클리오까지 감안할 경우 '내수 12만대'는 매우 소극적인 자세다.
업계에선 '르노삼성의 현주소'라 꼬집고 있다. 지난해 내수에서 르노삼성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일 수 있던 배경으로 '히트 쌍두마차' SM6와 QM6가 꼽힐 만큼 판매의 주도적인 역할을 책임졌다. 그러나 이들을 지원할 나머지 모델들이 초라한 실적에 그치면서 지속적인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SM6를 제외한 세단라인업 모두 지난해 큰 폭 판매가 감소했다. '준중형 사골'이라고 놀림당하는 SM3는 41.8%나 하락하는 등 이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으며, SM6와의 간섭효과에 직면한 SM5와 SM7도 각각 73.3%, 15.7%나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그간 새로운 세그먼트를 견인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차효과가 끝나거나 경쟁차종 진입 시 하락세가 눈에 띌 정도로 부진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형SUV 부흥기'를 견인했던 QM3는 '티볼리'라는 경쟁모델 출시 직후 급격한 판매 하락세를 보였고, 인기가 한풀 꺾인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판매가 37.7% 줄었다. 또 SM6 디젤이 판매되곤 있지만, '중형세단 디젤'로 잠시 인기를 끌었던 SM5 디젤의 경우 현재 판매 중단 상태다.
아울러 SM6마저 신형 그랜저 출시 등 보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신차효과 이후 시들었다는 평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취약한 르노삼성 판매구조는 해외수출에 있어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기록한 수출량은 14만6244대로, 감소폭은 전년대비 2%에 불과했다.
하지만 북미 판매용 로그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은 엄청난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세단라인업의 경우 SM3 76.5%, SM5 80.4%씩 감소했으며 QM5 역시 94.1%나 떨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출물량 93%(13만6309대)를 차지하는 로그 역시 북미 판매 차종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로그 수출 계약 만료 시기인 2019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새로운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주장하는 '보호무역'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박 사장 역시 로그 계약 만료 이후 계획에 대해 "전에는 로그 수출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길이라 생각하고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내수를 좀 더 늘릴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응대했다.
여기 더해 "수출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변화에 신축성있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크게 걱정 안 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연타석 히트작'이라는 명성 아래 샴페인을 미리 터뜨린 르노삼성이 과연 이런 불안요소들을 해결하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