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작년 말 라면, 맥주, 설탕 등 소재의 가격 인상에 이어 25일 맥도날드가 제품 가격을 올리자 소비자들의 눈매가 더욱 날카로워졌다.
주류, 담배, 도박 등의 죄악(罪惡)주가 여전히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와중에 음식료품 가격 인상이 단행되자 지난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던 관련 종목이 올해는 가격 인상 효과 기대감과 경쟁심화 부담감이 공존하는 움직임에 휘말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현재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음식료주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차악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관련 종목에 눈길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이와 맞물려 음식료주는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음에도, 반등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그러나 내수소비 침체가 장기화되고 식품시장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작년보다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수혜를 점치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따른다.
◆2분기 이후 맥주 시장 변화에 '주목'
가격인상 이슈는 음식료주의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오비맥주가 제품가격을 6%, 코카콜라가 음료가격을 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한지 한 달만인 지난 12월 하이트 출고가를 올렸다. 가격 인상으로 맥주 부문 매출증가도 기대되지만, 1위 오비맥주와 출고가 차이로 잠시 유지됐던 가격경쟁력은 그만큼 하락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오비맥주는 작년 11월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500㎖) 출고가를 1082원에서 1147원, 하이트진로는 하이트(500㎖) 출고가를 1079원에서 1146원으로 올렸다. 두 회사 대표 제품의 출고가 차이가 3원에서 1원으로 줄어 그만큼 하이트진로의 가격경쟁력이 축소됐다.
더불어 롯데주류, 무학(033920), 보해양조(000890) 등도 함께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2분기 이후 맥주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칠성(005300)이 지난해 말 준공한 롯데주류 제2공장을 올해 6월 완공하고 맥주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의 연간 맥주 생산 능력(CAPA)은 기존 10만kl(킬로리터)에서 30만kl로 3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분명한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맥주 점유율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러나 올해 2분기 말 롯데칠성의 제 2맥주 공장 완공으로 맥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양적 성장이 제한적인 주류산업 특성 상 점유율 변화와 가격 인상 요인은 중요한 포인트"라며 "국산 맥주 수요 위축, 수입 브랜드 고성장, 롯데칠성의 제2공장 완공 이후 경쟁 심화 가능성 등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PB제품 경쟁 가속화…주가 상승 '걸림돌'
대표적 라면주인 농심(004370)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신라면·짜파게티 등 18개 품목의 라면 권장소비가격을 평균 5.5% 인상하며 주가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이외에도 냉동밥과 같은 간편가정식(HMR) 시장은 연평균 30%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낙관론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맞벌이 세대와 1인 가구수가 늘면서 HMR 시장이 확대 추세"라며 "올해도 간편한 조리를 최대 장점으로 한 레토르트식품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MR은 1인 가구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를 배경으로 비중이 높은 저가 음식점을 대체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김태현 연구원의 전망에 힘을 보탰다.
반면 유통업체의 저가 PB(자체브랜드) 제품 출시 강화 추세는 업체들에게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제조사와 공동기획한 자체 상품 10여개를 선보였다. 홍삼, 벌꿀, 간편 떡볶이, 바나나주스 등 품목도 다양해지고 비중도 커지는 중이다.
제조사와 직접 상품기획 단계부터 협업해 선보이는 이 제품들은 최근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한 필수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다른 곳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희소성과 저렴한 가격이 인기 요인이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음식료 업종 주가하락을 주도했던 '수익성 하락'이 PB상품의 가격 경쟁 심화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부른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가격인상효과 기대감'과 '경쟁심화 부담감'이 공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꾸준히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거나 가시적인 점유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