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1.24 16:57:50
#.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 'B tv'에 가입한 A씨는 SBS 주문형비디오(VOD) 무료전환(홀드백) 시점이 기존 3주 후에서 6주 후로 두 배나 늘어난다는 공지를 보고 황당했다. A씨는 "방송사 측 정책이라지만 월정액이 4만2000원이나 되는 서비스인데, 회사 측에서 마음대로 혜택을 바꾸는 것은 이용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
[프라임경제] 24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SBS는 지난해 말부터 '푸른 바다의 전설' 등 일부 인기 드라마에 대해 IPTV 3사의 VOD 무료전환 시점을 기존 3주에서 6주로 연장했다. CJ헬로비전·티브로드·딜라이브 등 케이블방송사업자와는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IPTV 가입자는 기존에는 실시간 콘텐츠 방송 후 3주만 있어도 무료 감상이 가능했지만 6주를 기다려야 무료로 볼 수 있게 됐다.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VOD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기간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지상파 방송사 측은 이 같은 무료전환 시점 연장에 대해 VOD 수익보다 '실시간 시청률 끌어올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수익의 비중을 따져보면, VOD 수익보다는 광고 수익이 더 큰 몫을 차지하는데, VOD가 강세인 최근 추세에 따라 실시간 시청률이 점점 떨어지고, 이에 광고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시간 시청률이 하락하는 추세에 광고 수익도 감소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부 방송사에서 VOD 무료전환 시점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나 VOD 무료전환 시점 연장이 VOD에 대한 추가 수익 발생과는 무관하다는 지상파 방송사 측 주장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사의 VOD 무료전환 시점이 연장되면 VOD를 구매할 수밖에 없고, 지상파 방송사의 VOD 플랫폼 '푹'을 이용한 고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2013년 무료전환 시점을 1주에서 3주로 연장한 바 있는데 이때 지상파 방송사 측 VOD 매출 증대와 월정액 상품 가입자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현재 SBS만 VOD 무료전환 시점 연장을 일부 인기 콘텐츠에 한해 시행 중이지만, 이 효과에 따라 전체 콘텐츠로 확대될 수 있고, SBS 외 KBS, MBC도 적용 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지상파 방송사의 정책 변화 탓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기존 대비 3주가 더 늘어난 기간 동안 VOD를 구매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월정액을 계약한 인터넷TV(IPTV)사들은 이번 방침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SBS, 즉 지상파 방송사 측 의견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사와 VOD 서비스를 공급하는 IPTV사나 케이블방송사 간 협의를 통해 이용자에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언급도 나온다.
한편, SBS와 VOD 무료전환 시점 연장을 협상 중인 유료방송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VOD 무료전환 시점 연장은 단기적으로는 유료방송사에 VOD 수익을 올려줄 수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유료방송가입자의 이탈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