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당국이 23일 카드상품 통합조회시스템 '카드다모아' 시범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곧장 유명무실한 서비스라는 지적을 부르는 등 '속 빈 강정'의 몹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보험다모아'처럼 여러 상품들을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각사마다 일부 상품만 게시해 비교가 어렵기 때문. 또 '보험다모아'처럼 나만의 최고 혜택을 검색하는 기능도 없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23일 카드사 대표 상품들을 모은 카드다모아를 협회 공시실에 개설했다.
이 서비스는 8개 카드사가 직접 주력 상품으로 선정한 신용카드 3개, 체크카드 3개 상품만을 게시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각기 카드사마다 추천 상품의 특징과 주요 혜택을 요약했다. 또 바로가기 버튼을 추가해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바로 발급 가능하게끔 했다.
그러나 서비스를 선보인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존 카드 포털 스타트업인 '카드 고릴라'나 '뱅크 샐러드'에서 이보다 체계적으로 카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
카드고릴라는 가장 많이 찾는 카드를 선별하거나 부가서비스 혜택 등을 기준으로 상품을 비교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적합한 상품을 택해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하도록 국내 모든 카드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데 일 평균 방문자는 약 1만명에 이른다.
카드고릴라 관계자는 "방문자가 조회한 카드 상품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메뉴와 테마별 추천 등 차별화된 콘텐츠가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카드 상품 관련 스타트업들이 승승장구하는 와중에 이번 카드다모아 출범을 기점으로 당국이 민간 서비스 영역을 침범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다모아를 오픈했지만 시스템 개선사항이 아직 많아 아직 큰 경쟁상대로 다가오지 않는다"며 "다만 추후에 제재를 가하거나 스타트업에서 할 수 없는 큰 사업들을 한다면 모를 일"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영리 목적 사이트와는 사이트 운영 목적 자체가 다르다"며 "우선 일정상 주력 상품 세 개를 오픈했는데 조금 더 상품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느껴져 개선할 계획"이라고 응대했다.
여기 더해 카드다모아 속 상품을 카드사가 추천하다 보니, 신상품을 홍보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실제 하나카드가 등록한 클럽SK카드처럼 2012년에 출시했어도 타 카드사 상품보다 할인 폭이 넓어 '베스트셀러'인 제품이 있는가 하면 그 외 여러 카드사들이 가장 최근에 나온 상품이나 판매에 주력 중인 상품들을 울렸다. 홍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기준을 따로 정하진 않았지만, 타사와 비교될 수 없어 저마다 주력 상품을 공시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한 카드사 관계자도 "일단 잘 팔리거나 타 상품 대비 혜택이 특별한 것 위주로 올렸다"며 "인기 상품이 주력 상품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드다모아에 올려 홍보효과를 누리려는 이유도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