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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 risk ELS' 잘해야 본전 못하면 …

"ELS 성패, 국내 증시 박스권 돌파 여부에 달려"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1.24 14: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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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ELS 시장 발행실적 역시 '잘해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LS 시장의 성패 여부가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돌파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주가연계증권(ELS)은 개별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을 결정하는 유가증권이다. 자산을 우량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고 일부를 주가지수 옵션 등 파생상품에 돈을 넣어 추가수익을 노릴 수 있다. 

지난해 ELS 발행 규모는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ELS 발행이 줄어든 원인은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됐던 해외 지수가 폭락하면서 조기상환이 지연돼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ELS발행사 1위 '미래에셋대우'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ELS 금액은 49조4116억원으로 전년보다 35.8% 급감했다. ELS 발행금액은 지난 2013년 45조7159억원에서 2015년 76조9499억원까지 증가했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現 미래에셋대우)이 전체 발행 금액의 13.1%인 6조4565억원을 발행하며, 1위에 랭크됐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6조2415억원, 5조869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ELS가 시장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했을 때부터다. 주가가 일정 수준 하락하더라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매력이 이유였다. 

지난해 ELS 위축은 2015년 하반기 닥친 홍콩 H지수 하락 쇼크와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해외 증시 불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면 사전에 약정한 대로 연 5∼6%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손실까지 입을 수 있다. 

이에 당시 홍콩 H지수, 유로스톡스50 등에 쏠림이 심했던 터라 이들 주가가 출렁거리면서 손실이 컸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ELS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마련하자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됐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를 보면 올해부터 증권사에서는 고객의 투자성향과 상품권유 사유, 핵심 유의사항이 포함된 '적합성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부적합투자자에 대한 판매 전 과정을 녹취·보관해야 하고 고객이 요청 시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적합성 보고서로 투자자는 해당 상품 대한 위험을 알고 투자목적에 부합하는지 재확인할 수 있다"며 "금융회사도 투자권유 과정상 중요한 내용이 기록돼 불완전판매 방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호재는 ELS시장 악재

올해 ELS 발행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70세 이상 고령자 등이 ELS 청약을 한 뒤 이틀 동안 생각해보고 투자결정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한 숙려제도가 3월부터 도입돼 발행이 크게 확대되기 어려운 상황.

최창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고 최근의 흐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ELS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올해 ELS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더 안 좋아지거나 잘해야 지난해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들의 말을 빌리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구속 기각으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된 삼성전자의 주가가 탄력을 받는다면 코스피 지수의 박스권 돌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외에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도 박스권 돌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 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예상보다 약화되고,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호재가 되겠지만, ELS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처럼 어두운 전망에도 올해 ELS 시장은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기초자산이 다양해지고 원금손실 위험이 낮아진 상품이 속속 등장해 재도약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것. 

기초자산의 경우 △홍콩 H지수 △유로스톡스50 △홍콩 항셍지수 △일본 닛케이225지수 △독일 닥스 △호주 ASX200 등 다양한 지수가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3개 이상의 지수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혼합해 안정성을 높였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얼마나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ELS를 발행할 수 있을지 여부가 시장 성장 가능성의 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