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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도전’ 권오준, 정권-포스코 커넥션 의혹 끊나

'실적개선' 앞세워 강력 의지…CEO추천위 25일 거취 결정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1.24 10: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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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연임을 선언한 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의 거취 여부가 내일 결정된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 포스코CEO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25일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는 권 회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지난 2014년 취임한 권 회장은 '위대한 포스코'를 비전으로 내걸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실적개선에 집중해왔다.

특히 이전 경영진 시절의 부채 급증 등 부실한 자금 문제를 대폭 개선했다. 비핵심 계열사 정리를 포함해 약 150건에 이르는 구조조정 목표를 세웠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98건을 달성했다.

아울러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 판매비중을 크게 늘리는 등 회사의 체질개선에도 앞장섰다.

이를 통해 철강업계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되는 가운데 타 업체와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포스코 매출 중 WP 제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권 회장 취임 이후 두 배로 늘어 거의 50%에 이른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343억원을 기록하며 꼬박 4년 만에 1조원 클럽 재가입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준양 전 회장 당시 급격히 높아졌던 부채비율도 70.4%로 낮췄다.

외부 평가 역시 이런 권 회장의 개선 성적표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이 최근 발표한 '2017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포스코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3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도 5위 상승했으며, 전 세계 철강업체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권 회장 본인의 연임 의지도 높다. 이달 10일 철강업계 CEO들이 모여 한 해 인사를 나눈 신년인사회에서 권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오늘부터 1년간 열심히 만들어가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연임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자리에서 권 회장의 발언은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현 정권과의 커넥션 의혹이 여전히 권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권 회장은 기업 총수들 중 가장 먼저 검찰에 소환돼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는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9억원을 출연했다. 아울러 연매출 500억원 규모의 광고 계열사 포레카를 최씨와 연관이 깊은 광고감독 차은택씨에게 의도적으로 넘기려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의 퇴임과 권 회장의 임명에 정권이 깊게 개입돼있다는 것 역시 추천위의 고민을 깊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영기업으로 시작한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됐으나 태생의 한계로 인해 경영진 교체 때마다 항상 정권 연루설이 제기돼왔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앞날이 불투명한 현재, 권 회장이 당장 연임되거나 또는 다른 인물이 선임된다고 하더라도 바로 상반기 있을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다면 CEO의 운명은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추천위가 권 회장의 연임에 동의하게 되면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이 곧장 상정된다. 이후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승인과 오는 3월 있을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반대로 추천위가 연임에 반대한다면 권 회장을 제외한 이사회에서 CEO승계카운슬을 구성, 사내·외 후보를 물색해 최종 후보 1인을 가리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추천위가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며 "정권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권 회장 본인이 떳떳하다는 입장으로, 오히려 이번 사건을 통해 포스코가 정치적 이슈에서 자유롭게 경영진을 구성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