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가 23일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공개한 가운데 출시까지 약 3개월 남은 갤럭시S8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주장대로 배터리 결함뿐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식적인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탓에 추가적인 결함이 발견될 수 있어 조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 소손은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 났다.

삼성전자는 700여명의 연구원 및 엔지니어를 투입해 20만대 이상의 완제품과 3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각각 테스트 한 결과 시장에서 발생한 소손 현상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삼성SDI와 중국 ATL사의 배터리에 각각 다른 결함이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리튬형 배터리는 양극판, 음극판, 그리고 이 둘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주는 분리막으로 이뤄진다. 또 이 전체가 롤 형태로 말아져 있는 것을 젤리롤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내부의 단락현상은 젤리롤 안의 물리막이 손상돼 음극과 양극판이 만나게 됐을 때 발생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SDI 배터리는 음극판 눌림 현상으로 인한 배터리 우측 상단 코너 부분의 소손으로 얇게 설계된 분리막에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음극 코팅부 끝단의 잘못된 위치 등 일부 추가 요인들이 이 같은 소손현상을 배가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ATL 배터리는 음극과 양극 탭을 부착하는 초음파 융착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으로 큰 융착 돌기가 절연테이프와 분리막을 뚫은 것이 문제됐다. 양극과 음극 기재가 만나 발생한 단락 현상인 것으로 분석 결과 밝혀졌다.
◆출시 D-3개월 갤럭시S8…삼성 "문제없다"
업계는 출시까지 약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갤럭시S8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 부호를 남기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 후 배터리 안전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해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안전성 검사 △배터리 외관 검사 △OCV 측정 검사 △배터리 해체 검사 △X-레이 검사 △TVOC 검사 △충방전 검사 △사용자 조건 가속 시험 등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도입했다.
특히 △X-레이 검사 △TVOC 검사 △충방전 검사 △사용자 조건 가속 시험은 이번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해 추가 도입했다.
또 스마트폰 내부에 배터리를 끼우는 공간을 여유있게 확보하고, 배터리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하는 동시에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을 높였으며 충전 온도와 속도, 전류량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강화했다.
이 밖에 핵심 부품의 설계, 검증, 공정 관리를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했다. 제품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문단도 꾸렸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저 또한 소손 원인을 규명하는 4개월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임원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배터리 결함에 대처할) 다양한 대응책을 내놨다"며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추가적인 문제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앞으로 품질과 안전성을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해 '안전성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정부 조사 결과 기다려봐야"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이 기기 결함이 아닌 단순 배터리 결함이라면, 갤럭시S8의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정부의 공식 발표를 앞둔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현재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의뢰해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KTL은 지난 3개월 동안 국책연구소 연구원, 대학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자문단 회의를 12차례 열며 조사 보고서 내용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화 원인에 따른 보완 조치를 취하는 데 3개월은 상당히 짧은 시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기기 설계 결함이 아닌 단순 배터리 문제라면 차기작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차후 정부의 공식 발표 시 기기 결함 등 다른 문제가 발견된다면 4월 갤럭시S8 출시 전 이를 보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삼성이 내놓은 대책도 모두 배터리 관련 사안인 만큼 출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