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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몰 '5만원 기준' 설 선물세트 판매 양분…이유는?

김영란법 저촉 피해 저가 상품 구매…가까운 지인·부모 '고가 선물'

백유진 기자 기자  2017.01.20 15: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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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설 연휴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온라인쇼핑 업계에서도 선물세트 열풍이 한창이다.

특히 이번 설은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첫 명절로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판매가 주를 이룬 가운데 일부 업체에서는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도 '김영란법' 영향…5만원 미만 선물세트 인기↑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비해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을 내건 온라인쇼핑몰은 지갑 사정이 어려운 현대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한 6조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거래수단이 된 2000년대에 비해 26배의 성장을 이뤄낸 것.

이에 따라 오프라인 구매가 주를 이뤘던 설 선물세트 역시 온라인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각종 온라인쇼핑몰들은 김영란법에 맞춘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다.

그 결과 대다수의 온라인쇼핑몰에서는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명절 선물세트 전용 브랜드인 '한수위'의 가격대별 선물세트 판매 비중은 3만원 미만의 제품이 80%로 주를 이뤘다. 또 3만원 이상 5만원 미만 제품은 13%, 5만원 이상 제품은 6%에 불과했다.

옥션도 동기간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토리'의 설 선물세트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3만원 미만 68% △3만원 이상~5만원 미만 29% △5만원 이상 3%로 5만원 미만 선물세트의 비중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11번가는 3만원 미만의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유독 두드러진 '극(極)가성비' 소비 흐름을 보였다. 동기간 5만원 이상 선물세트 판매는 5%인 반면 3만원 미만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비중은 87%에 달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약 3주간 판매현황을 가격대별로 중간 집계한 결과 2만원대 이하 상품 판매 비중이 92%였고 5만원 이상은 3%였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영향으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각 업체들이 5만원 이하의 상품 비중을 늘린 것도 판매량 변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저가 상품 비중이 높은 만큼 판매량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0대 고객 '구매력'으로 김영란법 영향 피해간 티몬

반면 설 선물세트 중 저가 상품의 비중이 높은데도 5만원 이상의 상품 판매가 많은 이례적 사례도 있었다.

티몬의 경우 설 선물 특별관 '설프라이즈' 상품 기획 단계에서 김영란법 적용 기준을 반영해 5만원 이하의 상품 구성을 높였다. 그 결과 전체 설 선물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5만297원에서 올해 2만8493원으로 43%가량 내려갔다.

하지만 5만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가 많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는 달리 △안마의자 △밥솥 △UHD TV 등 가전제품이 의외의 매출을 올리며 5만원 이상 상품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해 5만원 이상 상품의 매출비중은 29%였으나, 올해에는 39%로 증가했다.

티몬 관계자는 "특히 이번에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상품은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라며 "새 상품이 아닌 리퍼 제품을 판매해 1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가 가까운 지인이나 부모님의 효도 선물로 각광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대거 마련한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고 의아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 원인에 대해서는 "구매력 높은 40대 이상의 구매자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티몬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설프라이즈 기획관 매출을 조사한 결과 △20대 14% △30대 46% △40대 이상 40%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 고객의 비중은 지난해 34%에서 6% 늘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쇼핑몰 고객은 2030세대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백화점, 대형마트 등 기존 유통채널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주요 쇼핑 채널이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40대 이상의 고객층들이 온라인쇼핑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