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기자 기자 2017.01.19 16:50:50
[프라임경제]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말 가계부채 대책 때보다 매매가 하락폭이 더 큰 가운데 최고 1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빠진 곳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11·3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올 1월 둘째 주까지 1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67% 감소했다. 송파구가 3.36%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고, 강동구(-2.94%), 강남구(-1.40%), 서초구(-0.77%) 순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 말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여파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던 시기와 비교하면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의 낙폭이 훨씬 크다.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됐던 2015년 12월 둘째 주부터 2월 셋째 주까지 10주간 0.6% 감소해 11·3 대책 이후 11주간의 하락폭(1.68%)이 1%포인트가량 더 크다.
11·3 부동산대책 이후 낙폭이 더 큰 이유는 하락세로 전환되기 전 상승기 때의 매매가격이 더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4구 재건축 매매가격은 2015년 12월 당시 마이너스 변동률로 전환되기 전 49주간 9.28% 증가한 데 비해 11·3 대책 발표 직전에는 35주간 16.79% 증가했다.
여기에 1년 전에 비해 부동산 시장 규제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부동산 시장 활황을 떠받쳤던 분양시장 훈풍이 전매제한 등의 청약규제로 한풀 꺾인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공급압박 등 주택시장 상승 동력이 약화된 것.
개별 단지 시세를 살펴보면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3차) 164㎡는 2016년 10월에 22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20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1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112㎡가 15억2000만원에서 13억7500만원으로 11·3 대책 전후로 1억50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인 재건축 아파트 하락세가 본격화될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단기 조정에 그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통상 설 명절 이전은 거래 비수기로 꼽히는 만큼 당분간 관망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11·3 대책 직후에 비해 하락 속도와 폭은 완만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설 이후에는 일반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단지의 분양성패에 따라 향방이 갈릴 수 있다. 지난해 같은 경우도 3월에 강남구 개포 주공2단지 분양 성공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재건축 단지들이 반등세로 돌아선 바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강동구 고덕지구, 강남구 개포시영 등 굵직한 재건축 사업지의 분양물량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연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일몰을 앞두고 재건축 추진 속도와 사업진척에 따라 단지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