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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신사업 암초'에도 자신감 넘쳐

지난해 非화학 적자로 수익성↓ "구조 고도화·신사업 기반 과정일 뿐"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1.19 16: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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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석유화학업계 부동의 선두였던 LG화학(051910)이 지난해 잠시 성장률이 주춤하며 롯데케미칼(011170)에 연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야심차게 확장하고 있는 신사업이 외부 걸림돌에 막힌 상황에서 LG화학은 2보 전진을 위한 도움닫기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81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연간실적(1조6111억원)을 이미 돌파했다. 4분기에도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3분기 누적 1조5300억원을 기록한 LG화학과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과 비교해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39%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에 반해 LG화학은 4% 성장에 그쳤다. 유가상승·글로벌 수요증가 등으로 석유화학업계 전반적인 수출성장률이 9%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지난해 LG화학은 오히려 실적이 떨어진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지난해 업황이 롯데케미칼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어지며 석유화학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제품 마진이 확대되면서 범용제품 위주로 석유화학 기본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은 확대됐으나, 사업 구조를 확대하며 신사업을 늘여가고 있는 LG화학은 오히려 업계 평균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것.

실제로 LG화학은 신사업 부문에서 암초에 부딪힌 상태다. 전기차용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에서 중국의 인증 대상에서 계속해서 제외되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또 배터리 사업부문은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으며, 정보전자소재 부문도 누적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더해 LG화학이 야심차게 준비한 바이오 신사업에서도 악재를 만났다. LG화학은 지난해 초 팜한농을 인수하고 올해엔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하는 등 바이오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LG화학은 박진수 부회장의 신년사를 통해 "그린·레드 바이오 사업의 핵심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성장전략을 구체화하고, 에너지·물·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시장, 고객, 경쟁 관점에서 신규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새해 첫 행보로 주력 화학공장 대신 바이오공장을 먼저 방문하는 등 신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합병 직후인 지난 3일 부산지검이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생명과학사업본부를 압수수색하며 야심찬 계획이 다소 어수선해진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석유화학, 특히 기초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 등 시황이 호조를 보였지만 LG화학의 경우 비주력사업부문의 적자로 인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LG화학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주력사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오히려 신사업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것.

중국의 방해로 가로막혀 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미국·유럽 등 다른 방향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시장의 어마어마한 성장세를 고려해볼 때 조만간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울러 바이오 사업 역시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미래 신사업동력으로 삼기 위해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이에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범용 석화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은 올해에도 본업인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할 계획인 데 반해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나가고 있는 추세"라며 "올해에도 에틸렌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양사 모두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