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수혜주 찾기에 한창이다. 이 중 금융과 정보기술(IT), 소재·산업재, 에너지 등에 관심이 쏠릴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그동안 안갯속에 갇혔던 미국의 새 경제정책이 베일을 벗으면서 업종에 따라 새로운 투자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정책 방향은 재정지출과 감세를 활용한 인프라 투자확대, 보호무역주의 강화, 금융과 환경 관련 각종 규제 철폐 등으로 요약된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과 IT, 소재·산업재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먼저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할 때 최대 수혜주는 금융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3월쯤 재정확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정책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이지 못하더라도 미국 국채 발행에 따른 수급적 요소로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리 상승은 금융사들의 이자 마진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금융주의 대표적인 호재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또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도드-프랭크법' 폐지와 자기자본투자를 제한하는 '볼커 룰'을 개정하는 등 금융업 규제 완화 의지가 강하다. 이는 금융업 중에서도 은행 관련주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인프라 투자 확대는 소재와 산업재와 같은 투자 관련 경기순환 업종의 이익 개선과 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철강, 조선, 해운, 건설 등과 같은 업종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생존기업을 중심으로 순이익 개선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관련주도 주목된다. 트럼프의 감세정책과 인프라 투자, 보호무역주의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데, 이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미국 내 소비모멘텀은 강화된다. 소득 증대가 내구재 소비 확대로 이어져 IT 수요를 견인하는 그림이다.
김 연구원은 "원화 약세로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기업이익 상승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된다면 한국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로서는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국내 제약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해외 제약업체의 진입장벽을 제거하는 정책을 제시한 점은 복제 바이오약품(바이오시밀러)을 수출하는 국내 제약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파리기후협정 폐기, 화석연료 규제 완화 공약에 근거해 에너지업종도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반면 내수주, 중국 관련주는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후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고조되면 한국 쪽으로 파장이 전이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감세나 재정정책 확대 등의 공약은 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 공약 이행 여부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스피는 트럼프 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 공약인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린 만큼 정책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취임 연설에서 경제 정책의 방향성이 언급될 것으로 보여 취임 이후 차익 실현과 추가 상승을 놓고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오후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전일대비 1.84포인트(0.09%) 오른 2072.20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2090선까지 올라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출발했던 코스피는 점차 상승폭을 줄이더니 오전 10시5분경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2070선을 두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지출과 보호무역이라는 두 정책이 함께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100일 동안 정책 실현을 위한 구체적 내용이 마련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 차별화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