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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골칫거리 'PYL' 소문난 잔치로 끝나다

6년간 저조한 판매실적…3세대 i30 'PYL 트림·멤버십' 대상 제외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1.19 15: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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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2년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만든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 앞서 2011년 벨로스터 출시에 맞춰 '프리미엄 유스 랩(Premium Youth Lab)'이라는 서브(Sub) 브랜드로 시작됐지만, 해치백 i30과 왜건 i40이 추가되면서 '프라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로 새롭게 명명됐다.

하지만 이름만 달라졌을 뿐 지난 6년간 PYL 브랜드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물론, 현대차는 PYL 브랜드 출범 이후 대대적인 텔레비전 광고, 멤버십 서비스, 공동앨범 제작, 문화공연 등에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쏟아 부으며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PYL은 그동안 마케팅 실패라는 오명과 PYL 모델 3인방인 △벨로스터 △i40 △i30의 판매부진으로 현대차 내부에서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더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팔리지 않는(P) 양산차(Y) 라인(L)이라는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PYL이 어느 정도 성공한 전략인지 아니면 별 효과가 없는 마케팅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현대차 측 역시 내수시장에서의 PYL 수요가 저조한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브랜드 자체가 볼륨 모델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상품성을 원하는 젊은 고객 입맛과 선택지를 늘려줬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 판매수치만으로 성패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PYL 브랜드 출범 당시 이색적이고 상징적인, 대중적 면에서 벗어난 모델을 선정한 결과 벨로스터, i30, i40와 같은 개성적인 모델들이 포함됐던 것"이라며 "판매실적이 좋지 않은 세 모델을 묶어 PYL이라는 브랜드 하에 판촉활동을 강화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판매량과 상관없이 PYL 브랜드는 소수의 마니아층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이었다"고 역설했다.

업계의 반응은 다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강점들이 많은 모델들임에도 성격이 상이한 차량들을 PYL이란 브랜드로 묶어, 생소하게 느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거부감으로 다가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최근 수입차 브랜드들은 20·30대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준중형 및 소형차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PYL은 대중성과 가격경쟁력 모두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현대차가 지난해 9월 3세대 모델로 새롭게 진화한 신형 i30를 야심차게 내놨지만 여전히 홀대받는 모양새다. 그동안의 부진을 털기 위해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기존 해치백과 차별화한 '핫 해치(Hot Hatch)'라는 수식어를 붙여줬음에도 결과는 '참패'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해치백 홀대 성향은 과거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실 i30같은 경우 해외시장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모델이기에 애초에 현대차도 판매가 저조한 국내보다는 주 무대인 유럽시장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3세대 i30부터는 PYL에서 벗어나게 됐다. 기존 PYL 차종에 마련했던 'PYL 트림'을 제외하는 것은 물론, PYL 멤버십 대상에서도 이름을 지운 것. 따라서 PYL 멤버십은 2세대 i30와 1세대 i40, 1세대 벨로스터에 그칠 예정이다. 즉, PYL 브랜드가 해체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그도 그럴 것이 PYL 브랜드 마케팅이 본격 시작된 2012년 세 차종은 3만718대가 판매됐지만 이후 △2013년 1만9162대 △2014년 1만1771대 △2015년 6695대 △2016년 4367대로 급락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 측에서도 더 이상 PYL 브랜드를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PYL 초반 차량의 성능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감성'으로 승부하겠다는 파격전략이 실패한 꼴"이라면서도 "PYL 브랜드에 속한 각각의 모델들이 가진 파워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채 저조한 성적으로 퇴장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분명한 건 현대차가 국내 완성차의 선두주자로서 PYL 브랜드를 선보인 새로운 시도를 한 도전정신에는 충분히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3세대 i30에 PYL 트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없앴다고 보는 것과는 조금의 차이가 있다"며 "향후 벨로스터나 i40의 신형 모델에서도 PYL 트림은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림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해체'라는 말이 나오고 있기는 않지만 나중에 또 사용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만큼 해체보다는 '중단'의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