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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생보사, IFRS17 도입에도 한껏 여유

외국계, 부채시가평가로 평가하는 본사 덕 '톡톡'

김수경 기자 기자  2017.01.18 16: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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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이 IFRS17 도입 준비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삼성,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그럴 여력이 없는 국내 중소형사는 보험개발원과 공동 시스템을 구축하지만, 여기에 외국계 중소형사는 보이지 않는다. 

보험개발원은 올해부터 중소형 보험사 9곳과 함께 IFRS17 공동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공동구축시스템은 IFRS17 부채 및 보험 관련 손익계산서를 산출함과 동시에 감독회계(신지급여력제도), 경영계획 수립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참여한 보험사는 △흥국생명 △현대라이프생명 △KDB생명 △동부생명 △DGB생명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더케이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이다. 이들은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반면, 외국계 생보사들은 본사 지침을 받아 독자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유럽은 IFRS17과 비슷한 회계기준 솔벤시Ⅱ(SolvencyⅡ)를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은 자체적인 보험사 부채를 현재 시점 기준에 맞춰 평가한다. 때문에 외국 본사는 국내 어느 곳보다 앞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본사와 동일하게 지난해부터 솔벤시(Solvency)Ⅱ를 적용했다. IFRS4 2단계와 비슷한 점이 많은 이 회계 제도는 지난해 유럽에서 첫 도입됐다.

솔벤시Ⅱ 도입처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IFRS17도 기준서가 확정되는대로 무리 없이 IFRS17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본사 아이덴티티처럼 국내에 IFRS17 이슈가 있기 전부터 본사 기준에 맞춰 회사를 운영했다"며 "실제 지난해 6월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국내 생보사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라이나생명은 다른 보험사처럼 IFRS17에 서둘러 대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 회계제도에서는 저축성보험을 매출이 아니라 부채로 인식하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온 생보사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그러나 라이나생명은 저축성보험을 팔지 않는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먼저 TM으로 보험을 팔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은 설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또 두 번째는 본사에서 보험사 본연의 업무에 치중하자는 입장이라 저축성보험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제언했다.

AIA생명은 홍콩에 본사가 주도하는 IFRS17 시스템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 외에도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에 위치한 여러 지점이 신 회계제도에 대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한국보다 외국에서 먼저 도입된 만큼 본사와 협의를 해 새 회계제도를 더 알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본사와 이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외국계 보험사가 더욱 많아 2021년 생보사 순위가 많이 바뀔지 모른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