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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하드 브렉시트' 공식 선언…세계 증시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금융시장 일제히 하락…파운드화 가치는 2.8% 급등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1.18 15: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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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유럽연합)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당분간 세계증시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각) 메이 총리는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진행된 브렉시트 중대 연설 중 "우리는 EU와 새롭고 동등한 파트너십을 추구할 것"이라며 "반쪽은 머물고 반쪽은 떠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영국이 EU 단일 시장 지위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브렉시트 세부 계획에 따르면 영국은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EU 단일시장 접근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다른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나선다. 사법권 역시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EU 노동법 역시 거부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0.15% 하락했으며, 영국 FTSE 지수는 1.46% 떨어졌다. 독일 DAX지수는 0.13%, 프랑스 CAC지수는 0.46% 내려앉았다.

뉴욕증시도 하드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책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다우지수는 0.30%, 나스닥지수는 0.63%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파운드화는 폭등했다. 이날 미국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1238 달러로 2.8%나 올랐다.

이와 관련해 뉴욕 월가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파운드화가 의외의 강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까지는 아니지만 영국으로써는 하드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국이 EU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대외 교역 위축과 기업 투자 지연, 가계 소비심리 악화 등도 우려된다. 

이에 대해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2위 경제대국인 영국의 탈퇴로 EU의 정치·경제적 경쟁력이 약화가 예고된 가운데 EU 내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테러와 난민유입 등 자유로운 인력의 이동을 가로막는 심각한 이슈들이 전례 없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 유럽연합 회원국들도 상황에 따라 연쇄적으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올해 유럽은 이러한 이슈가 복잡하게 뒤얽히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이 계속되는 와중에 주요국 선거 등의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의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드 브렉시트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사안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것.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드 브렉시트는 지난해 6월 국민투표 결과로 이미 기정사실화된 사안"이라며 "이제 주어진 2년간 구체적인 탈퇴 과정을 설정하고 유럽 국가들과 관세협정 등을 다시 체결하는 지루한 과정이 남았을 뿐"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EU 탈퇴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파운드화 가치 산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겠지만 영국 은행의 부도 위험 안정 등을 감안하면 시스템 위험으로 비화할 이슈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향후 프랑스와 독일 선거에 미칠 정치적 파장은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제언했다.